인플레이션 우려가 신흥국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국가들이 선진국에서 몰려든 자금으로 인해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인민은행(PBOC)는 설 연휴 마직막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4개월만에 세번째다.
중국은 최근 극심한 가뭄 때문에 밀 작황이 안좋아 세계적으로 식량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신흥 국가들도 물가가 급등하면서 이를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식량 및 상품 가격 상승과 생산능력을 뛰어넘는 고성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도 최근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0.75%에서 11.25%로 0.5%포인트 인상해 이미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신흥국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의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는 "많은 신흥국들이 여전히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재정부양책도 줄이며 구조적인 개혁도 꾸준히 해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자본이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저금리를 피해 신흥국으로 몰려들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부 국가 통화의 경우 최근 몇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당국은 자국 통화의 절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도 확인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8일 낸 보고서에서 중국 북부지방의 가뭄으로 겨울밀 작황이 악화돼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확산됐다.
FAO는 봄까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심각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밀 작황부진에 미국 밀 선물 가격이 급등해 3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흥국들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대조적으로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상품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비공식 목표인 2%에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성장전망이 개선되고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른 상품 및 서비스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최근 채권시장의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연준이 금리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해 8일에는 연 3.721%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