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LCD TV 판매 미국 넘어서, 삼성전자.LGD 등 현지 공장 설립 추진
중국 경제는 지난해 10%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성장폭이 다소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세계 경제에서 손꼽히는 고성장 국가 임에는 변함이 없다.
이 때문에 차세대 시장인 중국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평판디스플레이 패널(FPR)의 가장 큰 수요처인 TV 분야도 마찬가지다. 중국 농민공들의 소득 증가 등으로 내수 시장 규모는 갈수록 확대할 전망이다. TV 시장도 지금까지 가장 컸던 북미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시간 문제다.
31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국에서 팔린 액정표시장치(LCD) TV는 모두 1621만6000대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1594만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중국 LCD TV 시장 규모는 3900만대로 북미 시장(4100만대)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성장하고 내년에는 4400만대로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1년 이상 기다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 중국 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일이 조금 걸린다 해도 승인을 받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양사는 승인을 받았지만,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장 착공은 미룰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의 최대 내수 시장이 된다는 것은 모든 업체에게 기회가 균일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중국 토종 TV 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중국시장에서 가전구입 보조금 지원제도인 가전하향을 통한 컬러 TV 판매량 중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96%에 달했다. 이중 추앙웨이, 창홍, 하이신, TLC, 하이얼, 캉지아 등 6대 브랜드가 9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하향 제도에는 대부분 중국 업체만이 속해 있어 농민공의 지원과 더불어 토종 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같은 경제 기조를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국내 업체가 세계 글로벌 기업과 견줄만큼 성숙하기 이전에는 자국 산업 보후주의를 포기 하지 않으려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회담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보호주의 경제를 문제삼았지만 후 주석은 일언지하에 “나라다마 자국의 상황이 있다”말로 잘라 버렸다.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패널 업체들이 주요 공급선인 TV 완성품 업체들이 시장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마치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맥을 못추고 한국 시장에서 소니 등이 국내 업체에 한참이나 밀리는 것처럼 말이다.
패널 업체들에게는 공급선 다양화가 주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의 부상과 함께 떠오르는 신흥 중국 전자기업이 분명 등장할 것이다. 이들 기업에 미리 부터 비즈니스 관계를 쌓아 높은 기술력을 통한 공급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한국이 기술력에서는 여전히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 패널 업체들이 저가 전략을 실행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가 정책에 대응할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