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ㆍ배경 음악ㆍ음향 효과로 생생
인기 웹툰 '가비지타임' 9억원 펀딩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게임, 애니메이션 등으로 활발히 변모하고 있는 K-웹툰·웹소설이 최근 오디오 콘텐츠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듣는 웹툰인 ‘오디오 웹툰’과 웹툰·웹소설을 각색해 만든 ‘오디오 드라마’, 모든 작품을 주인공의 목소리와 함께 읽을 수 있는 ‘플레이툰’ 등이 그 예다. 정체기에 접어든 K-웹툰·웹소설 시장이 콘텐츠 변모를 통해 독자 층을 늘리기 위한 복안이다.
18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네이버웹툰의 인기 웹툰 ‘가비지타임’을 오디오웹툰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는 총 9억 998만 원을 달성하며 11일 펀딩을 마무리했다. 가비지타임 시즌 1,2를 담은 첫 번째 펀딩에서 4억 8186만 원, 시즌3,4를 담은 두 번째 펀딩에서 4억 2812만 원을 각각 모았다. 오디오웹툰은 원작을 영상으로 만든 후 성우들의 더빙과 배경 음악, 음향 효과 등을 입혀 웹툰을 귀로 들을 수 있게 만든 콘텐츠다. 눈으로 보는 웹툰과 귀로 듣는 오디오를 결합해 독자의 작품 감상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오디오 웹툰에 ‘각색’의 재미까지 추가한 오디오 드라마의 인기도 뜨겁다. 네이버 시리즈의 인기 a무협 웹소설 ‘화산귀환’의 오디오 드라마는 시즌 1과 시즌 2, 두 번의 텀블벅 프로젝트로 총 9억4505만 원을 모았다. 오디오 드라마는 웹툰 등장인물들을 각각의 성우가 맡아 연기해 만든 콘텐츠다. 원작에 소리를 입힌 것을 넘어 오디오 플랫폼 특성에 맞게 스토리를 압축하거나 수정해 제작한다. 팬들은 웹툰을 읽으며 상상하던 등장 인물들의 말투와 목소리, 장면의 분위기 등을 전문 성우들의 연기와 함께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디오 드라마에 더욱 열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P 홀더 입장에서는 오디오 웹툰과 오디오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독자를 유인하고, 나아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리디의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는 미국 현지 제작사와 협업해 인기 웹툰 ‘합법적 악역의 사정’ 시즌 1을 오디오 드라마로 선보였다. 특히 스포티파이, 아마존뮤직, 애플 팟캐스트 등 글로벌 오디오 플랫폼을 통해 영어권 유저 등을 새로 확보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자 간담회에서 “웹툰 플랫폼이라는 저희의 근거지가 있다고 한다면 더 다양한 길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도달해야 하는데 그게 영상화일 수도 있고, 게임일 수도 있고 오디오 웹툰일 수도 있다”며 오디오 웹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서비스하는 모든 웹툰을 성우의 더빙으로 들을 수 있게 만든 플랫폼도 등장했다. 두비덥의 계열사인 보이스빌이 선보인 웹툰 플랫폼 푸딩툰이 그 예다. ‘플레이툰’이라는 웹툰 보기 방식을 도입해 성우의 연기와 배경음악, 음향효과 서비스는 물론 배역별 여러 명의 성우 중 독자가 선호하는 목소리도 선택할 수 있다.
이같은 확장에는 국내 웹툰 산업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웹툰과 웹소설에 ‘오디오’를 결합해 독자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적 경험을 제공하며 IP의 대중화와 선순환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 등에 따르면 2018~2022년 국내 웹툰 시장 규모의 성장세는 2020년에 가장 가파른 이후 매년 꺾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