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 부문 시너지 극대화 전망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은행과 카드부문에서 상당한 통합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이어 강조한‘기본적으로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시너지 극대화가 창출될 전망이다.
반면 증권 부문의 시너지 효과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 계열의 증권회사가 없어 크게 달라질 만한 점이 없다는 분석이다.
◇ 은행간 상호보완 가능= 하나은행은 9월말 현재 총자산 159조원으로 시중은행에서 국민, 우리, 신한, 기업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총자산 116조원 규모인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에 이어 6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두 은행을 합칠 경우에는 총자산이 275조원으로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을 제치고 3위로 급부상한다. 이 경우 은행지주사는 국민, 우리, 하나, 신한금융 등 확실한 4강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상호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대출자산의 성격이 약간 다르다. 하나은행은 전체 대출 자산 102조2090억원 중 기업금융이 56%를 차지하고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이 전체 62조2636억원 중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외영업 면에서는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을 보완해줄 점이 많다. 하나은행은 중국, 미국, 동남아 등 영업점 9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외환은행은 유럽, 남미, 중동, 호주, 러시아 등지에서 모두 29개의 법인과 출장소를 갖고 있다. 외환은행의 주거래기업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하이닉스 등 대기업거래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합병으로 인한 인건비 등 비용절감 효과는 크게 높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외환은행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하나은행보다 5년 정도 많고 임금도 금융권에서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하나은행 직원들의 임금수준을 외환은행에 맞출 가능성도 높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없다면 비용상승이 예견될 수밖에 없다.
◇카드사 합병후 업계 4위=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투뱅크 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지만 외환은행의 카드사업부문과 하나SK카드의 합병은 조속히 이뤄질 전망이다. 하나SK카드가 외환은행 카드사업을 합병할 경우 롯데, 우리은행, 농협카드 등을 제치고 국내 4위로 도약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카드사업부문인 외환카드는 총자산 2조4408억원으로 하나SK카드와 비슷하다. 두 카드사가 합병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10%에 육박하게 된다. 특히 외환카드는 영업이익이 9월말 기준으로 은행부문의 영업익 3495억원 중 2377억원(68%)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좋다.
특히 독자결제망을 가진 국내 5대 카드사 중 하나로 자체 가맹점만 220만개이다. 반면 하나SK카드는 독자결제망이 없고 고객 기반도 부족해 외환카드를 조속히 합병하는 것이 당기순손실을 모면하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업 부문에서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은행 계열 증권사가 없어 크게 달라질 점이 없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확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