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家) 장손으로 경영권 승계... 경영전면 등장시기 관심
구 과장은 다른 뉴리더들에 비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아직 세상에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임과 동시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아들로 입양된 그는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의 지분 4.63%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구본무 회장(10.51%), 구본준 LG전자 부회장(7.49%),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4.94%)에 이은 4대 주주로 LG그룹의 4세 경영을 이끌 재목이라는 사실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최근 재계 전반에 3세 경영체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난 17일 단행된 LG그룹 인사에서도 구 과장의 임원 승진 여부가 관심을 모았지만 이변은 없었다.
삼성의 이재용 사장이나 현대차의 정의선 부회장 등 오너 2세들이 40대 초반인 점에 비해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영수업 중이라는 점이 이번 승진인사에서 제외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LG그룹을 계승할 사람이 구 과장이 유력하다는 점에서 그가 LG그룹을 넘어 재계의 주요 인사로 자리매김할 시기는 점차 다가오고 있다.
◇ LG전자 美 법인서 경영수업
구광모 과장은 지난 2006년 LG전자 재정부문 대리로 입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재계에서는 “LG도 이제 본격적인 후세 경영시대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했지만 구 과장은 곧바로 휴직, 2007년부터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MBA 과정에 들어가 지난해 학업을 마쳤다.
이후 LG전자 과장으로 복직한 뒤 현재 LG전자 뉴저지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재벌 후세들이 일반적으로 30대 초반이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는 것과 달리 구 과장의 행보는 매우 단계적이다.
이는 구본무 회장이 아직 건재할 뿐만 아니라 작은 아버지인 구본준 부회장도 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다른 그룹들의 후세 경영행보와 상관없이 LG그룹은 그들 만의 방식대로 경영권 승계를 하겠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 과장이 한국경제를 이끌 차세대 뉴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힌 데에는 무엇보다 LG라는 배경을 무시할 수 없다. 그가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에서만 그쳤다면 이처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오너 2세들이 30대 중반에는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최근 행태를 보면 2~3년 내에 구 과장의 경영참여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유교적 가풍이 강한 LG그룹의 정서상 구자경 명예회장이나 구본무 회장 등 집안 어른들의 의지가 구 과장의 본격적인 경영참여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구 과장이 경영을 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점이다. LG전자는 LG그룹의 주력계열사로써 LG전자 실적의 성패가 그룹 실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의 이재용 사장과 같이 그룹 주력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의 첫 발을 내딛은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경영능력을 키워나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 구본준·조준호 역할에 관심 초점
구 과장이 재계 뉴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조준호 ㈜LG사장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젊은 나이라는 점 때문에 LG그룹의 경영권이 구본무→구본준→구광모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구 부회장이 그룹 회장직 승계여부에 상관없이 LG가 4세로의 경영권 이양에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론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또 한 명의 연결고리 역할은 조준호 ㈜LG사장. 오너 일가와 아무런 인연이 없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출발한 조 사장은 파격승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그룹 경영 전반을 관장하는 지주회사 사장자리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에게 최지성 부회장이 있다면, 구광모 과장에게는 조준호 사장이라는 ‘멘토’가 있는 셈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는 반드시 길라잡이 역할을 해 줄 조력자가 필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구 부회장보다 조 사장의 역할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