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부상자 250여명으로 늘어
방글라데시 섬유업체 근로자들의 폭력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사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 수출가공무역지구에 있는 한국 영원무역 섬유 근로자들에 의해 촉발된 시위로 현재까지 3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1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모함마드 압둘 카 치타공 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을 통해 “3명이 시위 및 진압과정에서 사망했고 그 중 1명은 인력거 기사이고 나머지 2명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찰 부상자만 20명이고 전체 부상자는 250명에 달할 만큼 시위가 폭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외교통상부는 “현지 교민과 한국 직원의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전일 시위를 벌이다 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공장시설과 집기를 파괴하며 폭력양상을 보였고 영원무역은 이에 맞서 치타공과 디카에 있는 공장 17곳을 무기한 폐쇄조치했다.
시위대는 이날 시위에서 치타공 수출가공무역지구 내 다른 공장을 공격해 약탈했으며 파텐가와 치타공을 잇는 도로를 점거해 공항으로 향하는 교통도 마비시켰다고 통신은 전했다.
몽둥이와 돌 등으로 무장한 시위대는 수출가공무역지구 정문 근처의 버스를 불태우고 현지 쇼핑센터 2곳을 약탈했으며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 2명을 구타하는 등 시위는 갈수록 폭력 양상을 띠고 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이에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총알 등을 이용해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지만 시위대의 격렬한 저항으로 고전하고 있다.
영원무역 공장 17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3만6000명은 지난 11일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일제히 조업을 중단했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따라 회사측이 최근 임금을 인상하면서 숙련공의 임금은 인상하지 않은 것이 근로자들의 주된 불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이에 대해 “임금문제와 관련해 근로자들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근로자가 아니라 외부인이 회사를 공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국이 공장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출가공무역지구의 관계자인 자밀 아메드는 “영원무역을 제외한 다른 공장은 월요일부터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영원무역은 파손이 심해 생산재개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치타공 수출가공무역지구 내에는 다수 한국 업체를 포함해 의류와 신발, 자전거 등을 생산하는 70여개의 외국업체 공장이 밀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