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윈윈 협상' '일방적 양보' 논란 전망

입력 2010-12-05 13:39수정 2010-12-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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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국 어려운 경제상황 감안해 요구 수용한 듯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오전 도렴동 외통부 청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 실무 합의안에 대해 공식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5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가 협상에서 양국이 승용차의 관세 철폐를 4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한미FTA 쟁점에 대한 완전한 타결로 2007년 체결후 3년을 넘게 끌어온 의회 비준을 통한 발효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추가협상에서 자동차의 관세 철폐 연장이 최대 쟁점이 돼왔다. 지난 11월 추가 협의에서 미국이 이를 요구하면서 결렬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시작된 추가협상에서 양국은 결국 승용차에 대한 관세 철폐 시한을 4년 연장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한국은 화물자동차에 대한 관세 10%를 즉시 철폐하기로 한 2007년 협정문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미국은 기존 협정문의 9년간 25%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되 7년 경과후부터 균등 철폐하기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같은 자동차 관세철폐 시한의 연장은 김 본부장도 밝혔듯이 상호주의에 입각한 수정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이 많은 상황에서 2007년 협정문과 비교해 양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미국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판매가 현재 늘고 있는 것으로 감안할 때 2.5%의 관세가 4년간 더 부과된다고 해서 판매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부문에 도입하기로 한 세이프가드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으나 크게 우려할 만한 규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지 공장에서의 자동차 생산이 늘면서 직접수출이 크게 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세이프가드가 완성차에만 적용되며 수출물량이 큰 자동차 부품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발동이 될 경우에도 양국에서 관세가 다시 붙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에도 8%의 관세가 적용돼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안전기준이나 환경기준 완화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추세로 이를 인정하고 있으며 시장진입에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전반적으로 정부가 자동차 부문에 있어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김 본부장이 밝힌대로 미국 자동차산업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도약을 한 데 비해 미국은 금융 위기의 타격으로 큰 위기에 처하면서 변한 상황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에 있어서도 우리나라가 빠른 회복으로 선방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을 정부가 감안해 협상에 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은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하고 연이어 한미FTA 타결에도 실패하면서 여론의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른 중간선거 패배에 이은 한미FTA 타결 실패가 오바마 행정부에 뼈아픈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평도 포격 사태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미동맹의 강화가 중요시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미국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해 한미FTA 추가 협상에서 자동차 부문의 양보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를 도우려 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자동차 부문에서의 요구를 완전히 뿌리치면서 FTA가 발효되지 않는 것보다 일부 요구를 수용하면서 이를 발효되도록 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김 본부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승용차 관세의 연장을 초기 8~10년간 요구했지만 이를 줄였으며 미국산 차의 관세철폐시한도 같게 연장하는 것을 통해 상호주의에 입각해 협상했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요구한 돼지고기 관세철폐시한 2년 연장, 의약품 허가와 특허 연계의무 이행 3년 유예, 기업내 전근자 비자를 유효기간 5년으로 연장 등을 미국이 수용하도록 해 이익의 균형을 달성했다고 김 본부장은 밝히고 있다.

쇠고기 분야의 시장완전개방이라는 미국의 요구는 정부가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보커스 의원 등 미 농업의 요구를 대변하는 인사들은 실망을 표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쇠고기 문제의 지속 해결 노력을 언급하고 있다.

추가 협상 결과 자동차 부문에서 일방적인 양보를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면서 국회 비준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벌써부터 굴욕협상이라고 이번 추가 협상을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자동차 부문에서의 관세철폐 연장과 세이프가드 도입, 환경 안전기준 완화 등으로 인해 실제 시장에서 국내 업체에 미칠 상업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정부가 추가협상이 일방적 양보라는 비판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미FTA의 국회 비준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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