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LG전자가 올 한해 겪어온 모습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 대응이 늦으지면서 시작된 위기는 결국 회사 근간을 뒤흔드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렸던 것이다.
하지만 LG전자가 최근 환골탈태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예고된 변화는 지난달 30일 조직개편으로 보다 구체화 됐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은 그동안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던 3가지 실패 요인들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먼저 복잡한 보고 체계 탓에 늦은 시장 대응→제품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각 사업본부가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높였다. 조직개편의 화두로 내건 ‘스피드’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 임원을 전원 퇴진시켰다. 남용 전 부회장은 2007년 부임한 이후 글로벌화를 가속화 한다는 취지로 외국인 부사장급을 과감히 영입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외국인 임원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돼 왔던 터다.
이와함께 ‘비용절감의 관리경영’을 추구하면서 미래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오너 일가인 구 부회장은 그동안 소홀했던 투자에도 적극 나설 뜻을 누차 밝혀왔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다.
이같은 시행착오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가 이번 조직 개편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직 개편 만으로 완전히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연말 인사가 대폭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점도 이같은 문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인적 정비를 위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LG전자가 과거 영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조직 및 인적 정비 외에 회사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LG맨들의 머릿 속에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 LG전자의 변화가 이제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