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 시장전망과 수익성 모두 검토 중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들이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LOI(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예비입찰에서 우리금융의 수익성을 판단한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일부 외국계 PEF들은 우리금융의 투자 요청에 따르되 예비실사(태핑작업)을 통해 수익성을 알아본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평도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답보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상황과 함께 종합해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30일 “우리금융 사주조합 컨소시엄과 우리비즈클럽이 향후 합칠 수 있지만 외국계 투자자들은 수익성 여부를 타진한 후 참여할 것”이라며 “현재 LOI를 내지 않은 외국계 은행과 PEF들도 예비입찰 전까지 시장상황을 본 후 참여한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외국계 은행과 투자자들은 우리금융 컨소시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수익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내 은행권이 시장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중국과 동남아 등의 은행보다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향후 독자 민영화 또는 합병으로 발생할 수익성이 답보돼야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금융 컨소시엄에 바로 참여하지 않고 예비입찰을 통해 태핑작업으로 수익성을 타진해본 후 컨소시엄 참여 또는 인수지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일어난 연평도 사태로 인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것을 감안해 향후 전망을 살펴본 후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도 내부적으로 연평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외국계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연평도 사태가 악재로 겹치면서 몇몇 외국계 투자자들은 LOI를 내지 않고 예비입찰 또는 본입찰시 컨소시엄에 들어가는 형태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우리금융도 몇몇 외국계 은행과 투자참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금융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외국계 투자자들은 미국계 PEF 칼라일, 호주 투자은행(IB) 맥쿼리, 영국 아비바그룹, 어퍼니트에쿼티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등으로 알려졌다. 국내 PEF로는 보고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금보험공사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도 LOI를 제출하지 않고 예비입찰 또는 본입찰시 투자의향을 밝힌 외국계 또는 국내 투자자들에 대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특히 지분 10% 미만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힌 투자자들도 본입찰시 컨소시엄 참여 또는 인수지분을 확대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LOI를 제출하지 않아도 예비입찰과 본입찰에 들어올 수 있으나 LOI를 낸 투자자들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달 20일까지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하지만 LOI를 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맺기 위해 참여하는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크게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