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이서현 전무, 디자인 중심조직 추진/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기능성 아웃도어 캐주얼로 외연 확대
지난해 제일모직 빈폴은 단일 패션 브랜드로 44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올해 5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빈폴이 론칭 21년 만에 5000억 고지를 밟으며 고도 성장을 해온 비결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막내딸 제일모직 이서현 전무의 디자인 경영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전무의 디자인 경영은 제일모직에 디자인 R&D를 조직의 중심에 놓고 타부문이 이에 발맞추는 협업시스템을 만들어 매출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자인 중심 경영은 오너 경영인이 없었다면 추진 자체가 어려웠을지 모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경기에 민감한 패션부문에서 줄기차게 디자인 부문을 밀어준다는 건 리스크를 안고 가야하는 일종의 모험이다”며 “삼성가 둘째딸 이서현 전무가 아니라면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도 “국내 패션업계는 디자인에 크게 주력하지 않았는데 이미 제일모직은 5∼6년 전부터 R&D팀을 만들어서 조직적인 협업 시스템을 만드는 등 디자인적인 성장이 매출 확대에 일등 공신이 됐다“고 자평했다. 디자인 R&D팀이 새로 생긴 2005년부터 새로운 도약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지난해까지 패션부문 3년 연속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해 지난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제일기획 전무도 겸임하고 있다. 패션이나 광고 모두 크리에이티브를 중시하는 디자인 경영을 줄기차게 추진하며 빈폴을 국내 캐주얼 브랜드 1위로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성 회장은 캐주얼 패션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기능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데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전문 산악인 후원은 물론 그에 필요한 고어텍스 등 전문 기능성 소재는 세계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