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라이벌 열전]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vs 신한금융투자 이휴원 사장

입력 2010-1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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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에 동갑내기...IB 최강 놓고 격돌

은행계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과 신한금융투자 이휴원 사장이 IB(투자은행) 최강 자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취임 2년째 접어들고 있는 두 사장은 경북 출생, 뱀띠 CEO, 은행원 출신 등 많은 공통분모를 지녔다. 금융지주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IB로의 도약을 위해 관련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모습 역시 대동하다.

그러나 경영 스타일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황 사장이 온화한 성격에서 나오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조직원들을 이끌어 나가는 외유내강(外柔內剛)형 CEO라면 이 사장은 오랜 현장 영업에서 체득해 온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일선 업무까지 들여다보는 진두지휘(陣頭指揮)형 CEO다.

◇황성호 사장-외유내강의 투자 전문가

IBㆍWMㆍ트레이딩 등 전 사업분야 고른 성장

황 사장은 1953년 경주 출생으로 1980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씨티은행 이사, 다이너스클럽카드 한국지사장, 제일투자증권 대표이사 부사장, PCA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등 국내외 금융사들을 두루 거치며 글로벌 금융기법을 체득했다.

'금융도 수출기업이 되야 한다'란 지론에 맞게 2009년 취임때부터 지금까지 IB, 트레이딩, 자산관리 등 전 사업분야에서 고른 성적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우리투자증권의 전체 고객 자산은 지난해 3월말 90조원에서 올 3월 115조원까지 늘어났으며 업계 3~4위에 머무르던 위탁매매 점유율 역시 1년만에 1위로 올라섰다.

이 밖에도 우리투자증권은 △2009년 외국인 주식부문 시장 점유율 국내 1위 △펀드판매사 이동제 실시 이후 자금 순유입 규모 증권사·은행부분 1위(총 350억 원) △공모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실적 2007년부터 1위 유지 △국내 채권 인수점유율 1위 △기업공개(IPO) 및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1위 △인수합병(M&A) 부문 국내 증권사 중 1위 등 화려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탄탄한 해외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IB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까지 아시아 대표플레이어(Asia Regional Player)로 도약한다는 계획 아래 인도, 중동 및 서남아시아권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초 인도 아디트야 빌라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동권 아부다비 국립은행과 카타르 이슬람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동, 인도지역의 다양한 사업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중화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상해 사무소와 북경 리서치센터를 통합해 투자 자문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IPO 마케팅 및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중국에서 합작 또는 단독 증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하고 있다.

새로 설립될 중국 법인은 IB사업부 직속으로 편제될 예정이다. 기존 상해사무소 및 북경 리서치센터 직원 이외에 현지 영업 인력을 추가 채용해 중국기업의 한국 상장 및 한국기업의 중국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산관리부문 역시 공격적인 증권형 자산관리 모델을 구축해 초과수익률을 달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펀드나 브로커리지쪽으로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 채권이나 외환, 선물, 실물 등에도 능통한 토탈 컨설팅 능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리서치센터 역량을 강화해 정보를 취합 및 분석능력을 향상시키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성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황 사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업계 1위라는 자부심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선도함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휴원 사장-추진력 강한 골수 영업통

조직 체질 개선 통해 사업역량 강화

이 사장은 1953년 경북 포항 출신으로 1972년 동지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1982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단대동지점장, 안국동지점장, 자양동지점장·여의도 중앙기업금융지점장 등을 거치며 영엽력을 키웠다. 2003년 기업고객지원부 영업추 진본부장으로 발령받고 2년 만에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사내 이목을 사로잡았다.

2004년 말부터는 신한은행 대기업ㆍIB그룹 담당 부행장으로서 IB사업을 진두지휘했다. 4년간 IB 수장으로 근무하면서 굵직한 M&A를 성사시켜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IB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 대표는 '시간과 힘이 들더라도 조직의 체질을 개선해 사업 기회를 타진함으로써 회사의 역량을 강화한다'란 경영이념을 갖고 있다. 이에 그는 2009년 취임 후 곧바로 사명부터 변경했다. 브로커리지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산관리와 IB 등 신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 금융영역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또한 은행 경험을 접목해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는데도 주력했다. 리스크를 줄이고 부실자산을 과감히 정리한데 이어 증권업계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상시 구조조정이 행해지는 증권업계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일각에서는 장기 성장에 집중하면서 단기 실적이 부진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부실채권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손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2009년 증권사 실적 순위가 10위권 아래로 밀려났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상반기에는 업계 7위를 탈환했으며 연말까지 5위까지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는 2015년까지 1등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IB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IPO, M&A 등 IB의 정통영역보다는 스팩(SPAC), 해외기업 IPO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개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올 초 국내 IPO시장 최대어로 꼽힌 삼성생명의 상장 주간사로 선정됐으며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자문사, 롯데그룹 외화채권 발행 등 굵직한 딜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중국 식품포장과 중국엔진, 차이나호란 등을 상장시키며 해외기업 IPO부분에서도 국내 1위로 평가 받고 있다. 이후 베트남 사무소를 개설한 후 현지 IB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고 있는 한편 일본 공략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 및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 사장은 9월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투자회사' 간판 1호에 걸맞게 10년~20년 뒤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우뚝 서기 위해 지난 1년간 체질을 업그레이드해왔다"며 "IB 순위 경쟁에 본격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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