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명문 골프장 레이크사이드CC 주인 바뀌나

입력 2010-11-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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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명문골프코스 레이크사이드CC(54홀.경기 용인)의 주인이 바뀌나.

가능성은 있지만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운영하는 88CC(36홀.경기 용인)가 6천억원, 한국문화진흥의 뉴서울CC(36홀.경기 광주)가 4천억원에 매각 공고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매수자가 없는 상황이다.

장업계에 따르면 레이크사이드CC 각자 대표 윤대일씨(48)와 장남인 고(故) 윤맹진씨 부인 석진순씨(63), 누나 윤광자씨(70) 등 창업주 일가는 골프장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최대주주인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PEF) 마르스2호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크사이드CC 지분은 창업주인 재일교포 사업가 윤익성 회장 타계한 이후 윤대일, 석진순, 윤광자씨가 각각 17.5%씩을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 일가의 지분을 다 합치면 52.5%다. 나머지 47.5%는 마르스2호가 갖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창업주 일가가 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윤대일씨가 시설투자와 배당 등 골프장 경영의 전권을 행사하자 석진순씨 측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 뒤 석진순씨가 지난 8월 마르스2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석씨의 지분 17.5%를 등에 업고 대주주가 된 마르스2호가 석씨를 단독 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경영권 박탈 위기감을 든 윤대일씨와 윤광자씨 측은 마르스2호와 적정한 가격에 골프장을 매각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양측이 함께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장업계에서는 1조원대로 추정되는 골프장 가격에 선뜻 나설만한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현 경영진이 그대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

레이크사이드CC는 회원제 18홀(서코스)과 퍼블릭 36홀(동, 남코스)로 구성됐다. 서코스 회원은 440명 안팎이다. 한때 ‘황제회원권’으로 불리며 14억원을 호가하던 회원권 현재 시세는 7억원 선이다. 회원제는 3000억원, 퍼블릭코스는 8000억~9000억원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다.

레이크사이드CC는 창업주 윤익성씨가 타계한 후 윤맹철, 윤대일 형제가 경영권을 놓고 틈을 보인 사이 마르스2호가 지분을 확보했다.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선언한 레이크사이드의 운명에 골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장업계에서는 마르스 2호 펀드의 만기가 내년 2월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4개월이 레이크사이드CC의 경영권 향방을 가름 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르스 2호는 지방행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이 투자한 사모펀드다.

◇레이크사이드CC는?

재일교포 사업가 故 윤익성 회장이 골프장을 건설한 목적으로 1986년 서울국제관광개발(주)을 설립했다. 부지는 425만㎡(128만평). 부지매입은 분당이 개발되기 전에 이뤄졌다. 개발 당시 분당을 넘어가는 산에는 화전민이 살던 시절이다.

1년뒤 36홀 대중골프장 허가를 받았고 88년 (주)서울레이크사이드CC로 상호를 변경하고 기공식을 가졌다. 부지를 많이 매입한 이유는 법면에 고급빌라를 지어 은퇴한 부자를 끌어들이려 한 것. 하지만 윤 회장이 운영하던 시절에는 골프장내 주택 허가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89년 18홀 회원제 골프장 사업승인을 받았다. 90년 36홀 퍼블릭골프장을 개장했다. 이후 7년뒤 회원제 골프장인 서코스를 오픈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이를 보지 못하고 96년 타계했다. 사망 전까지 창업주보다 먼저 세상을 등진 장남 윤맹진씨 대신 차남인 윤맹철 사장과 골프장을 경영했다.

윤익성 창업주는 슬하에 6남매를 두고 있다. 이 중 둘은 일본에, 나머지 넷은 한국에 있었다. 창업주는 생전에 자녀들에게 지분을 골고루 양도했다.

당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게 차남 윤맹철 전 회장(36.5%). 윤맹철 전 회장은 윤대일 현 대표이사를 임원으로 앉혀 한동안 골프장을 운영했다.

그러나 형제가 많으면 탈이 나는 법. 윤 전 회장의 골프장 경영에 창업주 일가가 지분을 갖고 경영권 다툼이 시작됐다.

장남인 고 윤맹진 씨의 아내 석진순 현 대표와 아들(윤용훈)이 윤 전 회장보다 적은 지분(14.5%)을 물려받은 상황. 한국에 있는 나머지 두 형제들(윤광자, 윤대일) 역시 각각 14.5%씩 지분을 물려받았다. 일본 측에서는 20%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

당시 일본 지분 20%를 합쳐 윤 전 회장은 56.5%가 돼 골프장 경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분이 계속 일자 2002년 법원은 강제조정을 통해 윤맹철 전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이후 경영권 분쟁은 소강상태가 계속됐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나머지 형제 가족들이 상속 지분과 관련,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했다.

2004년 법적인 사건으로 비화됐다. 당시 윤 전 회장이 한국에 있는 나머지 3형제들에게 각각 지분 3%씩을 양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나머지 3형제들의 지분이 종전 대주주보다 많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3형제(윤광자, 석진순+윤용훈, 윤대일)는 합의하에 주총을 열어 경영권을 차지하려 했다.

그러자 윤 전 회장 측 역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경영권 분쟁은 형제간 분쟁을 넘어섰다. 2007년 4월 현재의 경영진과 반대세력에 있는 주식지분 47.5%가 마르스펀드 쪽으로 넘어간 것. 마르스펀드는 지분을 매집한 후 2007년 8월 임시주총을 소집했다.

마르스펀드는 지방행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이 투자한 사모펀드다.

마르스펀드 측 등기가 이뤄지면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듯했다. 하지만 15일만에 끝났다. 현 경영진은 등기와 관련한 이의신청, 항고, 재항고 과정을 거치며 공방을 이어나갔다.

마침내 현재 경영진이 등기를 바로잡으면서 상황은 다시 현 경영진 쪽으로 넘어왔다.

물론 마르스펀드 측도 주주총회 결의취소 소송으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현 경영진의 법정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9전 9승’을 기록하며 승소했고 2007년 당시 주주총회의 효력과 관련해 낸 주주총회결의취소소송 역시 올해 1월 대법원에서 현재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면서 막을 내렸다.

여전히 분쟁의 불씨가 남아있는 레이크사이드CC의 중대기로는 내년 2월.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인 마르스2호가 내년 2월로 만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사모펀드의 향방에 따라 레이크사이드CC의 경영권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는 지난 20년 동안 고 윤익성 회장, 윤맹철 회장, 윤대일씨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러다가 지난 8월 윤대일씨 형수인 석진순씨로 교체됐다가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다시 윤대일씨와 석진순씨가 각자 대표이사로 바뀐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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