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로얄패밀리] 왕세손 없는 일본 女王 논란 확산

입력 2010-10-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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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여왕에 77% 찬성

영국왕실이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자를 두고 왕위 계승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면 일본의 왕위 계승은 이보다 더 보수적이다.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여자가 왕이 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봉착해있다.

일왕 아키히토의 장남인 나루히토가 지난 1993년 결혼한 이후 아직 왕세손을 갖지 못한 상태다.

남아기근현상이라고 불릴 만큼 40여년 간 남자가 태어나지 않던 일본 왕실에서 2006년 차남 후미히토가 아들 히사히토를 낳아 왕실의 체면을 살렸다.

그러나 장손이 대를 잇지 못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왕실을 넘어 일본 전역의 논란거리다.

여왕에 관한 이 같은 논란은 정치가들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지난 2004년 여왕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당시 중의원 선거 때 여성의 왕위 계승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남성만 왕이 될 수 있도록 규정된 일본의 황실전범의 내용 개정에 대해 “국민과 함께 천천히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언급하며 소극적인 자세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이어 “시간이 흘렀고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치권과 왕실이 여왕에 대해 신중하게 행동하는 반면 일본 국민들의 여왕에 대한 지지는 예상보다 진보적이다.

지난해 일본 NHK가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일본 국민들은 여왕에 대해 77%의 찬성율을 보이며 높은 지지를 보였다. 이는 2006년 실시한 설문조사 때보다 6%가 상승한 수치다.

현재 일본 헌법 제2조는 왕위계승을 세습으로 규정, 왕실전범 제 1조는 남자왕족에 대해서만 왕위 계승을 인정하고 있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후세를 잇지 못하는 상황에서 왕실전범 내용의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본의 ‘여왕’ 논란은 재점화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같은 논란이 왕실의 영향력 약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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