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족부궤양치료제 시장 외면...같은 성분 사용 '새살연고'로 만회 기대
SK케미칼의 ‘선플라주’, 보령제약 ‘카나브’, 동아제약 ‘스티렌’... 큰 기대 속에 개발된 국산 신약들이다. 이들 제품을 포함해 지금까지 탄생한 국산 신약은 15개다.
제약사가 수십개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숫자치고 너무 적을 수도 있지만, 열악한 환경을 감안하면 그리 적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 신약도 ‘스티렌’ 등 몇 제품을 빼고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대부분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제약업계에서는 국산신약은 ‘실패’와 동의어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이지에프에 회생의 길이 열렸다. EGF 성분을 이용한 획기적인 상처치료제‘이지에프 새살연고’로 되살아나 다시 회사의 주력 품목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14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최초로 상피세포 성장인자를 함유한 상처치료제 이지에프 새살연고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 제품은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항생제나 스테로이드가 들어있지 않아 부작용, 내성의 걱정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새살이 나오는 것을 촉진해 흉터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웅제약에게 이지에프는 희망이면서 불행의 씨앗이었다. 대웅제약은 1990년대 초부터 EGF 개발을 시작했고 8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2001년 국내 최초 생명공학 신약인 이지에프 외용액을 출시했다. 그러나 힘들게 개발한 신약임에도 회사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했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복지부 지원 신약 매출액(제약사 집계)’ 자료에 따르면 이지에프 외용액은 2001년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고작 4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는 같은 국산신약인 동아제약 ‘스티렌’이 3028억원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주목받고 SK케미칼 ‘조인스’가 101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이지에프가 시장에서 얼마나 참패를 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대웅제약은 이지에프 새살연고로 이 같은 실패를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정난영 대웅 사장은 “500억원대 상처치료제 시장에서 이지에프가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국내시장보다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의 매출을 더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