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리스크 고조 vs. 여전히 저평가
이머징마켓의 버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관이 이머징마켓의 버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은행의 로버트 졸릭 총재는 “달러화가 이머징마켓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대거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환율긴장과 버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글로벌 금융 안정도’ 보고서에서 “대량 자본 유입 전망이 이머징마켓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및 콜롬비아 증시는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브라질과 인도증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통화 가치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인도 루피화와 남아공 란드화 및 브라질 레알화는 2008년 금융위기 후 가치가 최고치를 나타냈고 타이 바트화 가치는 13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머징마켓 채권 수요도 급격히 증가해 채권 위험도를 나타내는 JP모건 EMBI+(이머징마켓 채권지수)와 미 국채 간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당시 90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에서 275bp로 축소됐다.
RBC캐피탈마켓의 니겔 렌들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이 선진국보다 강한 경제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처를 이머징마켓으로 옮기고 있다"며 "이머징마켓의 강세는 향후 10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 버블 공포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MSCI 이머징마켓 주가 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예상실적의 13배고 내년 기준으로는 11배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 5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고 현재 미국증시 PER 14배보다 낮은 수치다.
조나단 가너 모건스탠리 투자전략가는 “이머징마켓의 가치는 적정 수준”이라며 “이머징마켓이 버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머징마켓 증시는 지난 여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시장은 아직 저평가된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