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할까 말까...건설업체의 딜레마

입력 2010-09-29 10:39수정 2010-09-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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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부동산 대책 불구 시장반응 없어'고민'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을 놓고 깊은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지난 상반기에 미뤄 놓았던 물량을 이제는 높은 금융부담에 못이겨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자칫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 철퇴를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분양 발생으로 인해 집값의 추가하락을 초래할 수 있어 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4일 주택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신규로 분양될 예정 물량은 수도권 2만4000여 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걸쳐 약 3만여 가구다. 당초 계획됐던 1만5000여 가구에 올 상반기 분양을 계획했다가 하반기로 미뤄졌던 약 6만여 가구 중 25% 가량인 1만5000여 가구가 더해지면서 3만여 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상반기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장안 STX 칸’ 947가구는 분양시기를 수차례나 연기한 끝에 이달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건설과 동부건설도 지난 상반기부터 몇차례에 걸쳐 연기한 인천 송도지구와 계양구에서 각각 667가구, 1425가구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3만여 가구 분양은 상반기 건설사 분양물량이 전무했던것에 비하면 평년 수준에 근접한 물량이다.

하지만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시장 회복이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던 건설사들은 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아 난감하기만 하다.

현재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 주택과 입주 물량이 쌓여 있는데다 집값 하락 국면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거의 없어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이사하지 못하는 현상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10월로 예정된 3만가구의 분양계획도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금융부담 등의 이유로 분양에 나서야 억지로라도 분양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회사의 존립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H건설은 10월 중 수도권에서 계획된 사업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분양 성공 가능성이 100%에 1%라도 모자라면 분양계획을 다시 미루고, 사업권을 아예 매각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H건설 분양담당 한 임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기대하고 하반기로 미뤘던 대다수 분양물량이 이달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위험을 무릅쓰고 아파트 분양에 나서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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