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여전히 탈출구는 없다

실업률 · 재정적자 · 금 값 급등 등...침체 조짐만 수두룩

미국 경기를 놓고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가운데 부진한 경제지표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데일리파이낸스는 높은 실업률과 내수부진, 주택시장 침체 등 미국에서 경기 침체를 나타내는 다양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정부의 막대한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지난해 9월 드디어 플러스를 회복했다. 이어 같은해 4분기 GDP 성장률은 5%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은 1.6%를 기록하며 당초 예상보다 미흡한 성장을 보였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이 당분간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해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미국 경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높은 실업률이다. 금융위기 전 4.5%를 기록하던 실업률은 경기 침체 여파로 9% 후반대로 곤두박질 친 후 16개월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회복되기 전까지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5만1000건.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7만건을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40만건 아래로 떨어져 확실한 회복세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소비심리 역시 미 경기 회복의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8월 소매판매는 경기 침체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대비 3.6% 증가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것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가정의 부채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보다 줄어들어 향후 소비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중산층의 소비심리가 여전히 후퇴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미국 경제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경기전망 불안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값도 치솟고 있다. 지난 14일 금 값은 전일 대비 2% 급등하며 온스 당 1271.7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값은 올해 안에 1300달러를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 값의 고공행진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반영, 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비관적인 요인이다.

주택시장의 불안 역시 미국 경제 회복세에 부담이다. 금융 위기로 주택가격이 폭락한 후 부동산 가격은 올해 미미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7월 미국의 신규주택판매와 기존주택판매는 각각 12.4%와 27.2% 하락했다. 특히 신규주택판매는 5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 미 부동산 시장의 더블딥 가능성을 확산시켰다.

주식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미국의 주식시장은 지난 4월까지 회복세를 나타내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촉발되면서 불안감이 재점화됐다.

낮은 국제유가 수준도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소비심리가 개선돼 연료 소비를 촉진시키기 마련. 그러나 이 같은 이론을 적용할 경우 현재의 낮은 유가는 투자자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저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일리파이낸스는 미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정부의 재정적자도 미 경기 둔화를 나타내는 결정적 조짐이라고 전했다.

미 경제는 현재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침체된 소비가 물가 상승에 압력을 가하고 있어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대신 오히려 경기 침체로 인한 물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로 물가 하락과 경기 침체 가속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달 미국의 재정적자는 905억3000만달러, 올 회계연도 들어 지난달까지의 누적 재정적자는 1조2600억달러에 달해 나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심각한 재정적자가 미 경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최근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외 호조를 보여 세수가 확대되면서 재정적자 수준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정적자가 한 국가의 경기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고 데일리파이낸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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