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訪中에 김정은 동행..후계 급진전 되나?

입력 2010-08-26 17:03수정 2010-08-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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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개월여만에 다시 중국을 전격 방문한 목적 중에는 작년 초부터 준비해온 셋째 아들 김정은 후계 구도의 마무리 수순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내달 초순 44년만의 노동당 대표자회 개최를 코앞에 두고 방중이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당 대표자회에 시선이 쏠린 이유는 과거보다 위축된 노동당의 체제 정비와 함께 김정은 후계의 공식화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1980년 소집된 제6차 당대회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비서로 선임됨으로써 대내외에 고 김일성 주석한테 물려받는 후계 체제를 공식화했다.

따라서 김정은도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비슷한 절차를 밟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런 시점에 이뤄진 김 위원장의 방중은 또 어떤 식으로든 후계 구도 공식화와 맞물려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컨대 당 대표자회에 앞서 수해와 식량난으로 어지러워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중국측에 식량 등 물자 지원을 요청한다거나 또는 천안함 사건과 유엔 제재 등으로 코너에 몰린 체재 기반을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해 `안보적 지원'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 김정은을 데리고 갔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 대표자회에 앞서 후계자 김정은을 중국 지도자들에게 선보이는 절차가 향후 권력승계 가속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초 후계자 내정 이후 현지지도 때 자주 김정은을 데리고 다니며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은의 대내외적 인지도는 20대 후반인 그의 나이만큼 후계자 지위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지 3년만인 1983년 `북한의 2인자'로서 후야오방(胡耀邦)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을 받아 처음 중국에 다녀왔다. 하지만 북한은 현재 후계구도 구축이 다급한 처지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전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작년 1월8일 김정은의 생일에 맞춰 그가 후계자로 낙점된 이후 취해진 관련 조치들을 보면 북한이 후계 문제를 얼마나 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는지 극명히 드러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후계내정 `교시'가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시달된 직후 김정은 찬양가요 `발걸음'이 각급 기관의 공식행사 필수곡으로 지정됐고, 작년과 올해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때는 평양 대동강변에서 대규모 `축포야회(불꽃놀이)를 열어 김정은 `업적쌓기'에 주력했다.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 회의에서 김정은의 후견인 격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이나, 선전선동 사업을 맡아온 강능수 문화상을 부총리에 임명한 것도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이달 16일 `북한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 "북한 만수대창작사 1호 창작실이 상부 지시를 받아 김정은 초상휘장(배지)과 초상화를 대량 제작했다"면서 "이르면 9월 당대표자회에서 일부 고위 간부들에게 김정은 배지를 선물로 나눠줄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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