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기업경영에 준 교훈 '우수인재 · 리더십'

입력 2010-06-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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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기업경영' 닮은 꼴에 기업 CEO들 관심 높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린 '검은 대륙'으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뤘지만 8강 문턱에서 아쉽게 '유쾌한 도전'을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가능성과 희망이란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장이었다면 국내 기업들에게는 '인재양성', '리더십', '소통'이란 특유의 경영철학을 담아내는 메신저였다.

이는 스타 플레이어가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야구와 농구 등 여타 스포츠와 달리 축구는 기업경영과 닮은꼴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 허정무 감독의 화합과 자율성

승리를 목표로 전략과 전술을 짜고 선수들이 개인 기량을 발휘하면서 조직력을 갖추도록 진두지휘하는 축구감독은 경영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와 흡사하다.

따라서 이번 월드컵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화합과 자율성을 강조한 허정무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이번 월드컵에서 허 감독에 대한 평가는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2007년 12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 '진돗개'라 불리며 외골수였다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자기 혁신의 과정을 거쳐 '화합'이란 카드를 꺼냈다. 주장 박지성을 구심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젊은선수들의 자발적 헌신과 열정을 끌어낸 것이다.

자율적인 분위기도 허정무호의 특징이다. 그는 늘 미팅이 있은 후에 주장 박지성을 중심으로 선수들끼리 이야기할 시간을 준다. 주장 박지성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긴밀하고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화합과 자율성은 기업에도 요구되는 것이다. CEO의 권위를 앞세우기 보다는 각 부서 또는 팀에 자율성을 보장해 창의적이고 유기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는 팀은 전형적인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축구가 재미있다"면서 "기업도 내부지향적 자세만으로는 빠른 변화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고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에 이어 '박지성 리더십'도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장의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팀원의 관점에서 부드럽게 소통하는 박지성 리더십을 기업에 적용해 보자는 취지다.

현대백화점의 '소통 캠페인'이 대표적.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협력사·직원간 소통의 벽을 제거하기 위한 전사적 캠페인"이라며 "어려운 유통업계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지성 선수가 주장으로써 경기장내 선수들을 조율하고 이영표·박주영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제역할을 해줄 때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기업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축구에서 4-4-2나 3-5-2와 같은 포메이션은 단순히 수비와 공격에 선수를 몇 명씩 두느냐가 아니라 전체적인 경기 운영과 전술을 결정한다"며 "(기업내 구성원들도)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고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인재의 중용

이번 한국 축구의 발전 배경에는 해외파의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역대 최다인 10명의 해외파가 선발됐다.

박지성과 박주영은 나란히 1골씩을 기록했고 이청용은 대표팀 최다인 2골을 꽂아넣었다. 거칠고 빠른 영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지성과 이청용의 경험이 대표팀의 기량을 한 수 높인 것이다.

기업들도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축구가 해외파 영입을 통해 한 수 높은 기량을 펼친 것처럼 기업들도 다양한 미래 글로벌 사업에 대비하고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다양한 제도 운영을 통해 인재경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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