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동자 대반격...저임금 봄날은 갔다
(편집자주: 중국의 노무환경이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대만 팍스콘 중국공장에서 연쇄자살사고가 발생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저임금체제가 대대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4회에 걸쳐 중국 노무환경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분석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자살공장’ 된 팍스콘 선전공장
② 中 혼다 파업..저임금구조 변화 시발점되나
③ 韓 기업도 中 노무환경 변화에 비상
④ 中 정부 ‘저임금 정책’ 탈피한다
중국정부는 빠른 경제발전에 따라 경제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여기에 임금인상 및 근무환경 개선 등 노무정책의 변화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혼다차의 현지 공장 파업에 중국정부는 이전과 달리 개입을 꺼리면서 저임금구조 개선을 간접적으로 압박했고 팍스콘사의 연쇄자살사고 조사에 착수하는 등 노동자 권익보호에 소극적이던 이전과는 다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개혁ㆍ개방을 한참 추진하던 지난 1994년에 중국정부는 노동법을 개정하면서 계약고용제를 도입하고 퇴직금 없이 직원해고가 가능하게 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하면서 인건비 상승을 억제했다.
이런 정부의 정책은 저렴한 인건비로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경제발전 중심정책에서 서서히 분배평등 정책으로 그 초점을 옮기고 있다.
덩샤오핑이 주장했던 이른바 ‘선부론(先富論, 누구든지 먼저 부자가 돼라)’에서 ‘균부론(均富論, 부를 골고루 분배하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지난 2003년 취임하자마자 ‘조화로운 사회’를 통치이념으로 내걸었고 노동자 권익향상, 도농간 소득격차 축소 등을 통해 소득분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정부는 지난 2008년 신노동법을 시행하면서 노동자의 권익을 대폭 강화했다.
신노동법은 장기고용 보장 및 퇴직금 인상과 노동조합 권한 대폭 확대 등이 핵심내용이다.
최저임금 표준도 올해부터 올리고 있다.
이미 상하이와 광둥성 등 중국 11개 성ㆍ시ㆍ자치구가 최저임금 표준을 10% 이상 인상했다. 그 중 산둥성(21.2%), 광둥성(21.1%), 후베이시(28.5%) 등 6개 지역은 임금인상률이 20%를 넘어섰다.
나머지 20개지역도 올해 안에 최저임금 표준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팍스콘사의 연쇄자살사고 및 하층민의 불만이 촉발돼 벌어진 ‘무차별 학교 칼부림’ 사건으로 빈부갈등 및 소득격차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도 중국정부의 정책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무차별 칼부림 사건과 관련해 “학교안전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것 이외에 문제의 심층적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양 광둥성 당서기는 지난달 29일 연쇄자살이 일어난 팍스콘사 중국 선전공장을 방문해 “공산당과 정부 및 팍스콘사가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협조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팍스콘사의 관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