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제2 금융위기 조짐 경고

입력 2010-06-01 08:54수정 2010-06-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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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은행권 손실 1950억유로..유해성 전염병 직면

유로존의 재정위기 여파가 역내 금융권까지 파고들면서 유럽발 제2의 금융위기 조짐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31일(현지시간)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2010~2011년 유로존 금융권의 추가 평가손실이 1950억유로에 달할 것이라면서 유로존은 ‘유해성 전염병’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CB는 3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유로존 은행이 2010년에는 900억유로, 2011년은 1050억유로의 대손 충당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CB가 2011년도 예상 손실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루카스 파파데모스 ECB 부총재는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제2의 파장’”이라고 강조했다.

ECB는 또 유로존 은행의 2009년말까지의 부실채권 관련 평가손을 2380억유로로 예상했으며 2007년부터 2010년말까지 예상되는 평가손은 5150억유로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증권과 관련된 대손은 전망 개선으로 2009년 12월에 ECB가 발표한 5530억유로보다는 적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CB는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불어나면서 시장이 요동쳐 국가부채 문제가 유로존의 금융안정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CB는 이것이 대량의 국채 발행을 통해 기업과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각국 정부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ECB 부총재는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스템과 국가재정 사이에 서로 악영향이 교차되는 위험한 관계가 이미 성립되고 있다며 이를 유해성 전염병에 비유했다.

다만 파파데모스 부총재는 ECB에 의한 국채 매입 조치 등 새로운 대책에 힘입어 파급 리스크는 크게 경감되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재정 불균형은 해소되고 있지 않다”며 “각국 정부는 국가재정을 지속 가능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공헌하는 조건을 확보하면서도 민간부문에 대한 투자에 크라우딩 아웃 효과가 미치는 일이 없도록 재정 긴축을 앞당길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크라우딩 아웃은 국가가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해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의 자금을 흡수함으로써 자금사정이 궁핍해져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ECB는 각국 정부가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있는 것은 일시적인 크라우딩 아웃 효과를 초래할 뿐 아니라 미국에서 국채수익률 상승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시장은 이러한 상황에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미 국채 투자는 지난 6개월간 증가해 일부 국가의 외환보유고가 금융위기 발생 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지만 ECB는 이 같은 추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ECB는 특히 미국의 장기금리가 갑자기 상승했을 경우 자본 조달 비용이 상승해 미국에서의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시장의 혼란에 주목했다.

ECB는 예로 일부 은행과 투자자들은 수익률 곡선이 중기적으로 플랫화할 것이라는 데 배팅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ECB는 “이것은 1994년초에 미 채권시장에서 일어난 것처럼 수익률 곡선이 예상외로 스팁화했을 경우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결과 은행이나 그 외의 투자가는 채권 포트폴리오나 금리 파생상품 거래의 포지션으로부터 거액의 손실을 입을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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