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하면서 정부가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1270원대로 치솟다가 11시20분 현재 1261.0원으로 내려 앉았다.
이날 환율은 뉴욕증시 급락과 역외환율 급등을 반영해 전날보다 9.50원 오른 1,224.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장중 50원 이상 폭등하며 1272.0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상승 폭 일부를 반납했다.
이번 환율 폭등은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해외 증시 급락에 따른 투신권의 역 환헤지 수요 유입,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환율이 폭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스페인 최대 저축은행인 카하수르의 국유화 소식에 유럽 금융기관 부실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큰 폭으로 급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와 펀드멘털도 안정적인데 외국인들의 급격한 매도세가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손을 들었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 "적정가치 따지면 환율이 한참 밑에 있어야 하는데 10일 영업일만에 100원가까이 급등했다"며 "오늘 환율이 얼만큼 폭등할지 예측할 수도 없고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비정상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환율 전망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스페인은행과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시그널이 부족해서 원화약세가 이어진 것 같다"며 "여기에 우리나라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도 비이상적으로 오르는 환율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며 구두개입 입장을 잇따라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폭이 예상보다 상당히 크다"며 "지켜보고 있으며 필요하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역시 "현재 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환율의 쏠림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