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도 외면 받던 톰보이에 대한 인식도 점차 변하고 있다. 일부 증시전문가는 현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톰보이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라며 “부실정리에 이어 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를 바탕으로 제2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의 김기현 이사는 “지난해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선 이후 많은 변화를 이루고 있다”며 “현재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 주가는 저평가”라고 분석했다.
그는 수년전부터 원자력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기술등 관련 수혜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며 추천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지난 1977년 설립된 톰보이는 대표적인 패션 1세대 업체로 여성복 '톰보이'와 남성복 '코모도' 등을 중심으로 국내 토종 대표 브랜드였다.
창업주 최형로 회장이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와 별세 이후 경영공백으로 점차 명성을 잃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톰보이의 문제를 파악하고 발전 가능성을 보고 새로운 인수자가 등장했다.
톰보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의 첫 번째 이유도 새로운 경영진에 있다. 톰보이는 현재 신수천 사장이 이끌고 있다.
신수천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몸담고 있던 증권맨 출신이다. 일반적으로 증권맨이라고 하면 머니게임에 익숙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를 아는 주변인들의 평가는 다르다.
대우증권에서 업무부장을 지낸 그는 관리통이다. 그를 기억하고 있는 증권가 사람들의 평가는 ‘원칙주의자’, ‘사심이 없는 사람’등 크게 두 가지다. 실제로도 신수천 사장은 “과거 톰보이의 명성을 되찾고 주주들과 직원들이 모두 만족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이 두 가지가 만족된다면 자신의 기득권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표이사 본인의 연봉부터 조정한 것도 한 예다.
톰보이는 2009년 매출 1643억원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영업이익을 냈지만 의류업체의 가장 큰 우려 중 하나가 재고자산의 과당계산이다.
재고 의류의 실제 가치는 장부상 가치의 10%에 달하지 않지만 많은 기업들이 높게 잡아 투자자들에게 건전한 회사로 보이게 호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신 사장은 과감히 부실 재고자산을 모두 처리했다. 이에 처분 손실로 29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과거 부실을 정리한 톰보이에 대한 재평가 두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톰보이는 매출 1821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의 목표를 내놨다.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고 200여명의 직원을 감축하는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노력이 올해 1분기부터 직접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19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며 “매출액은 366억원으로 16.3%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이 4억원으로 전년 동기 36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중 톰보이가 기대하고 있는 사업은 언더웨어 시장과 해외시장 부문이다.
최근 톰보이는 언더웨어 전문회사인 일경(구 태창)과 국내 내의 독점 계약을 맺고 톰보이가 가지고 있는 패션성과 일경의 기능성을 합쳐 차별화된 언더웨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톰보이측은 이번 언더웨어 시장 진출로 올해 하반기부터 향후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톰보이는 미국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재 톰보이는 미국의 제미니 인터내셔널과 브랜드 라이센스 및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3년간 224억7600만원의 의류 수출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미국 자체 생산의 경우는 톰보이에게 매출의 3%를 로열티로 지급하게 돼 매출 성장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톰보이는 올해 8월부터 톰보이와 코모도등의 브랜드를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으며 미국 맨하튼에 1호점을 오픈하고 가두점 및 대형몰, 백화점등 미국 동부 위주로 점차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기존 사업과 연계된 사업 위주로 신사업을 진출하고 있는 톰보이에 대한 일부 시장의 우려가 불식되고 있는 세 번째 이유다.
시장에서는 머니게임 세력이 톰보이를 인수해 결국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대해 신수천 대표는 “인수 후 머니게임을 위해서라면 전기차다 뭐다 해서 테마 위주의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단기적인 주가에도 긍정적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는 흑자를 실현하고 2011년부터는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최소 10~15%대를 유지할 것"이라며 "패션그룹으로서 국내 굴지의 패션유통회사가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