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입지 공장 지속적 증가…전체 공장중 3분의2 이상 차지, 경기도·경남지역에 집중
#.라디에이터, 오일쿨러 등 산업용 냉장 장비 제조업체인 경기도 소재 A사는 주변에 17개 이상의 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 소재해 있다. A사는 다른 업체들과 함께 지하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해오고 있지만 최근 업체수가 늘어나면서 용수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아울러 공장으로 들어오는 진입도로는 트럭 한 대가 가까스로 통과할 정도로 폭이 좁은데다 곳곳이 망가져 있어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하수도 시설도 정비가 미흡해 악취는 물론 공장주변 미관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A사 대표는 "인근 산업단지로 공장을 옮겨볼 생각도 했지만 용지가격이 만만치 않아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면서 "다른 지방산업단지로 생산거점을 옮길 생각도 해봤지만 물류여건이나 거래업체와의 근접성, 이전비용 등을 고려해 보면 쉽지만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발표한 '개별입지 공장의 애로와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전국 개별입지내 공장등록수는 2005년 7만7961개에서 2009년 9만4981개로 꾸준히 증가해 전체 공장의 69.5%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와 경상남도에서 9863개(57.9%)와 2170개(12.7%)가 각각 증가해 공장난립현상이 가장 심화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역내 공장수에서 개별입지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이 두지역이 75.3%, 73.7%로 전국 1, 2위를 차지했다.
대한상의는 "계획적인 입주나 체계적 사후관리가 가능한 산업단지와 달리 개별입지내 공장의 신증설은 각 기업이 상황에 따라 추진하기 때문에 도로시설·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 부족과 도시미관의 훼손으로 인한 각종 민원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개별입지 공장의 신·증설을 억제하는 것은 ▲공장분산으로 인한 효율성 저하 ▲투자의욕 위축 ▲공장 해외이전 유발 등의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개별입지의 난개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별입지 공장의 산업단지 이전 유도방안과 기존 개별입지 공장밀집지역에 대한 체계적 정비방안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어 개별입지 공장의 환경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기존 공장밀집지역의 기반시설 확충 ▲주변지역에 산업단지 공급 확대 ▲아파트형 공장의 효율적 활용 촉진 등을 제시했다.
우선 '기존 공장밀집지역의 기반시설 확충'은 민간이 자금을 조달해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자금력이 부족한 취약산업이나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에 대해 정부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주변지역에 산업단지 공급 확대'는 신증설 수요가 많은 개별용지 공장밀집지역에 대해 조성기간이 짧은 소규모 산업단지를 인근에 신속히 공급함으로써 더 이상 난개발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형 공장의 효율적 활용촉진'은 최초입주업체에 대해서만 주는 세제혜택(취득세·등록세 면제, 재산세·종토세 5년간 50% 감면)을 기존 입주업체가 공장을 늘리는 경우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초 입주업체가 나가 입주건물에 빈공간이 있음에도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다른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아야 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대한상의는 "택지개발사업은 공장의 이전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공장이전은 비용부담 뿐 아니라 거래처와의 긴밀성 저하, 출퇴근 문제로 인한 우수인력 이탈 등 기업경영에 큰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상의는 오랜 기간 경영활동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기업에 한해 개발지구내 공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존치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것이 기업활력 제고와 지역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 최규종 지역경제팀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설비투자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여 모처럼 공장신증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업투자 진작차원에서 대부분의 공장이 위치해 있는 개별입지 공장의 환경개선에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