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특허전쟁' 전략적 대응 나섰다

입력 2010-05-11 13:09수정 2010-05-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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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대응이 미래 경쟁력 판단 ... 창과 방패 업그레이드 '돌입'

#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 등 지재권 관련 부서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했다. 김현종 사장이 맡고 있는 해외법무 부문 가운데 지재권 담당 부서와 종합기술원 및 사업부별 연구소의 지재권 부서 등을 상대로 경영진단을 진행한 것. 이번 진단엔 이례적으로 감사팀이 나섰다.

# LG그룹은 최근 8개 계열사의 특허 임원 및 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LG 특허협의회'를 출범했다. LG 특허협의회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명과학 등 8개 계열사의 특허 임원 및 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LG 차원의 특허 회의체로 이정환 LG전자 특허센터장(부사장)이 협의회 의장을 맡게 된다.

삼성과 LG등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특허전쟁 대비에 나섰다. 이들 기업이 특허와의 전쟁 대비책을 내놓은 이유는 특허 대응이 미래 기업의 경쟁력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세계 여러 기업들과 각종 특허분쟁에 시달려온 국내 대기업들은 더욱 단단한 창과 방패를 장착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허대응에서 실패할 경우 배상금 지급과 수출 금지 등 기업경영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대만 LCD 제조사인 AU옵트로닉스(AUO)사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6년 12월 AUO와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를 특허법 위반 혐의로 미국 델라웨이 법원에 고소한 바 있다.

AUO가 LG 디스플레이를 자사 특허권 침해 혐의로 맞고소 한 사항에 대해서도 법원은 LG디스플레이가 AUO의 특허 4건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된다면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련 기술을 사용한 제품에 대해 미국 수출이 금지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기술 업체인 램버스에 5년간 총 7억달러의 로열티(특허사용료)를 지급하게 됐다. 램버스가 지난 2005년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5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올 초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합의 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도 램버스와의 특허 소송을 벌였지만 지난 2009년 1심에서 패소, 3억9700만달러의 배상금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램버스와의 소송 이외에 일본 샤프와 LCD패널에서 특허권 공방을 벌이고 있다.LG전자는 최근 대우일렉과 드럼세탁기 관련 특허 법정 공방을 벌여 장군 멍군을 외쳤다.

대우일렉은 한때 가전 3사로 불렸지만 조만간 외국계 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은 업체이다. LG전자는 월풀과도 오랜 기간동안 냉장고 관련 특허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이는 비단 국내 글로벌기업의 문제만은 아니다. 애플과 HTC는 터치 기술을 놓고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고 노키아와 애플도 스마트폰 관련 특허 분쟁중이다. 코닥은 삼성전자, LG전자, 애를 등에 카메라폰 소송을 진행중이다.

LG그룹이 이번에 새로 출범시킨 LG특허협의회 이정환 의장은 "방어적이기 보다는 공격적으로 특허전략을 바꿔 나가며 특허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이번 특허관련 경영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특허와의 전쟁을 선포한 글로벌 기업의 창과 방패 업그레이드 전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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