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현대아산, 금강산관광 돌파구는?

입력 2010-04-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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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당국간 타협과 협의에 기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부터 시작된 금강산 관광사업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금강산·개성관광 중단에 이어 북한이 남한 자산을 동결하고 새 사업자와 금강산관광을 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대북사업이 존폐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양보할 여지가 없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대북 제재 완화 등의 상황 변화가 없는 한 금강산 관광사업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에 노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성명을 통해 '남한 당국의 자산을 동결하고 그 관리 인원을 추방한다"면서 "곧 새로운 사업자에 의한 국내 및 해외 금강산관광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아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자산 동결이나 북한의 금강산 관광을 새로운 사업자와 할 것이라는 등의 내용을 직접 북측으로부터 통보받은 사실은 아직 없다"면서 "금강산사업소 직원과 접촉하면서 현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을 포함해 금강산 관광지구의 사업체 체류 인원은 현재 76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금강산관광 새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북측 발표가 전면적인 관광계약 철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남측 관광객을 배제하면 찾을 사람이 많지 않아 '달러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강산관광에서 남측 관광객을 배제할 경우 관광사업으로서의 메리트가 거의 없다. 중국 관광객이 접근하기엔 거리가 멀고 중국을 제외한 외국 관광객이 비행기를 타고 찾기엔 관광지로서의 장점이 떨어진다.

특히 분단과 이산(離散)의 특수성을 배제하고서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사업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측의 협박은 실제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라는 강한 희망을 반어적으로 표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그간 현대아산에서 금강산 사업을 위해 투입한 것이 3000억원 규모이고 관광대가로 지불한 돈도 막대하다"며 "중국인 관광객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면서 사업권을 따내려는 중국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딱히 양보할만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관광사업 계약파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다 금강산·개성 관광사업의 장기간 중단에 이어 대북사업권 상실 위기에 놓이면서 대북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북한 관광 사업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은 매출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개성 관광도 잠정 중단됐다.

이에 현대아산은 지난해 영업손실 322억원, 당기순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322억원은 2008년 54억원의 약 6배에 달한다.

하지만 답답하기는 현대그룹도 마찬가지다. 뚜렷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공식입장 발표문을 통해 "남북 모두 대화를 통한 관광재개 입장을 밝혀온 만큼 진지하고 진전된 당국 간 대화를 조속히 촉구하며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남북 당국간 입장만을 지켜봐야 하는 것.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추가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남과 북 당국의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것 밖에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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