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력 약해지고, 투자자 새로운 투자처 찾지못해
기준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인 2.00%로 1년2개월째 동결되면서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한은은 최소 6개월에 한두 차례 금리가 변동되면서 유동성을 흡수하거나 자금을 푸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일부 기업들의 체력이 약해지고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금융 빚이 많은 사람들은 저금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현금을 보유한 사람들의 경우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과 선제적 금리인상 조치가 필요하다며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업체들의 연쇄부도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저금리 현상 영향이 크다”며 “만약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 조치를 했다면 (건설업체들도)미리 구조조정을 통해 체력강화에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부실한 기업들이 끈끈히 생명줄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돈맥경화 현상이 풀리지도 않았는데 금리가 장기간 동결되면서 돈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된다면 은행도 제2금융권도 수익성을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실장은 “물가가 안정돼 있고 인플레 현상 가능성도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아직까지 (금리동결은) 괜찮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실한 기업에 대해 “만약 금융위기 상황에서 선제적 금리인상을 했다면 어떤 상황이 생기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며 “(한은이) 단순히 일부 기업만 보고 금리정책을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금리동결 정책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