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 증시의 상승과 최근 국채입찰이 호조를 보인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것이다. 이번 주 4회에 걸쳐 실시된 820억달러 규모의 입찰은 모두 성황리에 마쳤다.
오후 4시9분 현재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대비 1bp(베이시스 포인트, 1bp=0.01%) 상승한 4.75%를 나타냈다. 전날은 종가 기준으로 9.5bp 하락해 2월23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4bp 오른 3.89%로 전날에는 10bp 하락해 2월23일 이래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30년만기 국채가격은 10년만기 국채입찰 수요가 강했던 점을 호재로 6주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실시된 30년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최고 낙찰이율이 4.77%로 입찰 직전의 시장 예상치인 4.768%를 웃돌았다.
뉴욕 소재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수석 미 국채 트레이더 톰 로스는 “전날 과도하게 상승했기 때문에 범위 내에서 제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며 “당분간 이 범위 내에 머무를 것이며 10년만기 국채와 30년만기 국채 입찰에서 일부의 수요가 채워졌기 때문에 앞으로 부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시된 30년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투자자 수요를 측정하는 지표인 응찰 배율이 2.73배로 최근 10회의 입찰 평균인 2.55배를 웃돌았다.
간접 입찰자의 낙찰비율은 36.8%, 프라이머리 딜러(정부증권공인딜러) 이외에 재무부와 직접 관련된 직접 입찰자의 낙찰비율은 25.5%로 사상 두 번째로 높았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미 국채 트레이딩책임자 토마스 투치는 “성공적인 입찰이었다”며 “수익률 곡선이 일정해지고 있어 이번 주는 모든 입찰에서 실수요가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주는 지난 5일에는 80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인플레 연동 국채(TIPS), 6일에는 400억달러 규모의 3년만기 국채, 7일에는 10년만기 국채 입찰이 실시됐다.
한편 증시가 상승장으로 전환된 것도 국채 가격을 내리누르고 있다.
BNP 파리바의 금리 투자전략가 수브래트 프라카시는 “주가가 채권 시세에 큰 압력이 되고 있다”며 “향후 며칠은 릴리프 랠리(relief rally, 최악의 시기를 벗어났다는 안도감에서 오는 주가 상승)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미 국채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적자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그리스가 디폴트에 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로 미루어볼 때 그리스의 디폴트는 논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