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식회사 중국'은 오바마편?...CEO들 위안 절상 지지

입력 2010-03-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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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이 위안화 절상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재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안화 절상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중국 기업 CEO들이 위안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지 않다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말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레노버, 중국 초상은행, 후난(湖南) 렁수이장 철강 등 중국의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의 CEO들이 위안화 절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컴퓨터 업체 레노버의 양유안칭 CEO는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소비자 구매력이 높아지고 글로벌 무역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샤오 중국 초상은행 회장은 “금융기관들이 시장금리를 따를 수 있도록 20개월 간 계속된 위안화 달러 연동제(달러페그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 정책당국과 정반대의 행보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달러페그제를 폐지하라는 미국의 압력은 보호무역주의”라며 미국을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기업 경영과 관련 정부의 영향력이 상당한 중국 기업의 CEO들이 공개적으로 위안화 절상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줄이어스 바에르 은행의 리분컹 투자 담당 부사장은 “중국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강경책을 쓸 수 밖에 없다” 면서 “CEO들이 위안화 절상에 대해 강력한 지지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조업과 금융, 수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안화 절상이 가져올 이익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중국 2대 항공사인 동방항공의 마 쉬룬 회장은 “위안화가 1%씩 절상되면 달러부채의 감소로 최고 2억8000만 위안(약 468억 원)의 추가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위안화 절상이 가져 올 이득을 설명했다.

모간스태리는 최고 5%의 위안화 절상이 이뤄지면 중국 전체 기업 이익률이 2%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절상은 막대한 원자재를 수입하는 철강산업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천다이푸 후난 렁수이장 철강 회장은 “우리는 매년 해외로부터 수십억 위안 규모의 철광석을 수입한다”면서 “위안화 절상으로 수입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고 위안화 절상 지지의사를 밝혔다.

금융업계는 현재 페그제가 자본 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달러 매입을 지속하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 4000억 달러, 미 국채 보유액은 889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나친 달러 보유로 인해 시장상황을 반영해 금리를 조정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의 현 기준금리는 2.25%로 2월 물가상승률 2.7%에 미치지 못한다.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시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위안화를 절상할 경우 첫 두 달동안 위안화 결제가 70억 위안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위안화 결제 총액은 36억 위안이었다.

미 무역대표부의 수잔 슈워브 대표는 “우리는 늘 중국은 하나의 의견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현재 중국 내에 다양한 논의들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중국 CEO들의 의견에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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