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시너지 효과 커 인수 의지 강해… 자금조달 능력 의문
지난 18일 실시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본입찰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매직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동양그룹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양그룹이 대우일렉 인수전에 참여한 가장 큰 이유는 주방가전업체인 동양매직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동양매직은 오븐, 가스레인지,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 주방가전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대우일렉의 사업부문인 냉장고와 세탁기를 인수함으로써 대우일렉 인수를 통해 종합주방 가전업체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대우일렉의 해외 현지 생산시설도 탐이나는 부분이다. 대우일렉은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등 신흥시장에 생산기지와 영업망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부 국가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영업에 주력했던 동양매직이 최근 중동등 해외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는 점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동양그룹은 보고 있다.
문제는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다. 정확히 얼마의 인수금액을 제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대략 3500억~4000억원 정도를 적어 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동양매직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9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주사인 동양메이저는 1220억원이다.
지난해 동양생명 상장을 통해 확보한 4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있지만 이 돈은 동양메이저와 동양캐피탈의 재무개선에 쓸 자금이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건설경기 악화와 동양메이저의 실적 부진 등으로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인수합병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처지다.
반면, 동양그룹과 경쟁할 일렉트로룩스나 중동계 엔텍코프 등은 동양그룹에 비해 자금조달 능력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유럽 가전업계 1위 기업이고, 엔텍코프는 중동 최대 가전회사로 현금성 자산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 모두 기존에 대우일렉과 거래를 해왔던 기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동양그룹은 현재현 회장이 대우일렉을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본입찰 참가 기업중 유일한 한국기업이라는 점은 동양그룹이 갖고 있는 잇점이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의 상황이 대우일렉을 인수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며 "무리해서 인수하지는 않겠지만 인수로 인한 시너지가 확실한 만큼 인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마감된 대우일렉 본입찰에는 동양매직 외에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중동계 가전회사 엔텍크프,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컨소시엄인 락원-아지아등 4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삼일PwC는 후보들이 제출한 제안서에 대한 검토작업을 거쳐 이달 말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