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대거 만기도래 속수무책...전문가 "2분기 최악 상황 올수도"
양도소득세 감면혜택으로 잠시 감소했던 미분양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심각하다.
특히 중견 건설사들은 자금난과 미분양 물량 증가로 잇단 부도설에 휘말리는가 하면 대형 건설사들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다 채권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만기일이 도래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12만3297가구로 두 달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5만87가구로 역시 전달(4만9095가구)보다 늘었다.
양도소득세 감면 시한을 앞두고 밀어내기한 물량은 미분양으로 부메랑이 돼 목줄을 죄고 있다. 특히 지방 미분양 물량이 많은 중견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기 부천과 고양시 같은 수도권 인기지역에서조차 청약자가 1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등장하자 업계는 당황한 표정이다. 분양 실패는 건설사들의 신규자금 유입을 막아 유동성 위기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
이와 함께 부동산 관련 PF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건설사들이 분양사업을 위해 36개 건설사가 금융권에서 빌린 PF 자금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은 24조원에 달한다. 전체 조달자금 46조원 중 53%를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PF는 직접적인 채무는 아니지만 시행사 PF 대출에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이어서 부도가 나면 건설사가 이를 갚아야 하는 우발채무에 속한다. 결국 미분양 증가가 PF 위기를 부추기는 셈이다.
대형 건설사들 지난해 3·4분기 기준 PF 규모는 대우건설이 4조5000억원, GS건설 4조원, 대림산업 2조2000억원, 현대건설 1조9000억원, 삼성물산 1조1000억원 등 8개 대형사가 19조원을 웃돈다.
여기에 올해 1·4분기 중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는 대림산업 2500억원, 현대산업개발 1900억원, GS·롯데·동부·코오롱건설이 1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대형사 역시 많지는 않지만 일부 미분양 주택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화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도급순위 53위인 성원건설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외환은행으로부터 B등급(양호)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성원건설은 지난해부터 반년 넘게 직원들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하는데다가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증가 자체도 큰 문제지만 이로 인한 자금압박이 신사업 추진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게 더 큰 걱정"이라면서 "특히 이런 애로사항은 중견건설사가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될 올 2분기께에는 건설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빠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