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가치 제대로 반영 못해...출자전환 기업 M&A 남아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는 은행주들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세계적 경제위기 이후 은행주들의 주가가 많이 회복됐지만 아직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저평가되어 있고 은행들이 출자전환한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이슈가 남아있다는 측면에서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금융지주, 은행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밑돈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의 PBR가 1.19배인 데 비해 하나금융지주(0.64배) 우리금융(0.65배) KB금융(0.95배) 기업은행(0.79배) 부산은행(0.89배) 대구은행(0.97배) 등은 1배를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은행주들의 전망에 대해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등 희망적으로 분석하는 이유는 PBR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시가총액이 기업의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올해 은행권 실적전망이 좋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JP모간은 KB금융지주에 대해 4분기 실적이 저조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종전 7만2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우리금융 목표주가를 현재보다 50% 높은 2만400원을 제시했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올해 순이익이 2조원에 육박, 전성기 때 모습을 회복할 것”이라며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의 매각이 이뤄지면 이익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63.1% 증가한 2조128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하고 목표주가 5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하나금융의 PBR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충당금부담 완화, 순이자마진 개선 등의 요인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유럽 등 해외발(發) 악재는 국내 은행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등 대외 리스크는 결국 더블딥에 대한 우려이나,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난해 은행들의 실적을 짓눌렀던 부실자산이 얼마나 확대되느냐로 우리금융은 2008년 2조원에 육박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했으나 지난해에도 금호그룹 계열사 워크아웃으로 적잖은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중소 건설사와 조선·업체 등의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연말에도 적잖은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대체적으로 올해 은행들이 이런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1분기까지는 은행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남아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2분기를 기점으로 주가 재평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연구원은 “올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감도 은행업종에 긍정적"이라며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의 가시화에 따른 M&A 기대감이 주가상승에 모멘텀 역할을 해 4월 이후 은행업종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