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순익 3000억 상회…M&A·해외진출로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 시동
금융위기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저력을 바탕으로 2010년을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이 그리는 가장 큰 그림은 하나지주와 우리금융지주와 대등합병이다. 대등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자산규모 420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지주사의 맏형이 될 수 있고, 리딩뱅크로 우뚝 설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는 밑그림에 불과하지만 금융 산업의 미래와 하나은행의 저력을 생각한다면 이 같은 시나리오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정태 행장은 이와 관련 “M&A가능성은 어느 방향이든 열어놓고 있다”며 “2010년을 하나인의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가겠다”고 강조했다.
리딩뱅크 도약을 위해 그리는 또 다른 그림은 해외진출이다.국내 리딩뱅크이면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M&A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 2개,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에 4개의 지점이 있다. 여기에 지린은행 지분 18.44%를 확보하고 중국지역 동북3성을 중심으로 중국 IB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현지법인인 PT뱅크하나의 지점망을 현재 18개 분행 및 지행수준에서 향후 7개를 추가신설해 지역기반 고객을 확대하고 현지 중견은행을 추가적으로 M&A할 계획이라고 밝혀‘동아시아 금융벨트’구축에 강한 애착을 나타냈다.
이 외에도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교포은행과 캄보디아, 필리핀 등 우리와 문화가 비슷한 지역에서 추가적으로 M&A기회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김 행장은“동아시아권에서의 지점 확대 및 M&A 대상을 적극 물색하겠다”며 “올해는 도약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은행의 최대 숙원 사업인 중소기업 지원에도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우량 중소기업을 선별해 지원을 계속 늘려나가겠다”며 “시장 여건에 따라 정부의 자본 확충펀드에 출자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 작년 실적 3000억원 상회… 도약하는 한 해 만들자
하나은행은 올해 경영 구호를 ‘2010 점프 투게더(Jump Together)’로 정했다. 김 행장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경영 슬로건을 발표하고 "올해는 높이 도약하는 한 해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점을 중심으로 고객 관리에 나서 기존 고객에 대해서는 교차판매를 강화하는 한편 신규 고객을 창출해 실질적인 고객 기반을 확충함으로써 영업실적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올해 과제를 도약으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지난 해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올해 최대 과제가 '도약' 이라면 지난해에는 '내실'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태산LCD 사태와 키코(KIKO) 사태 그리고 근거 없는 설들이 시장에 퍼지면서 적지 않은 시련을 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 행장은 '은행장직'까지 걸며 영업력 회복에 나서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하나은행의 이 같은 노력이 열매를 맺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불과 2분기도 채 안 돼 작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같은 해 3분기에만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21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지난 한해 하나은행이 올린 순이익은 3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작년 하반기 순이자마진(NIM)은 2.0%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성적표를 회복했다.
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9월말현재 0.61포인트 증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본자본비율 역시 0.63%포인트 상승해 체력을 더 굳건히 다졌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빠르게 위기극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행장의 리더십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 행장은 “지난 해 내실을 다졌기 때문에 올해는 신규고객 증대와 지점장 중심 고객관리, 기업부문 핵심영역의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통해 생산성 및 효율성 1위를 달성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