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스] 삼성전자에 가려진 환율 쇼크

입력 2010-01-06 08:31수정 2010-01-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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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거래일(4일) 뉴욕증시는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지표 개선,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상품주 모멘텀에 힘입어 다우지수(1.5%)를 비롯한 주요지수들이 1%대 상승세로 마감했다.

개장후 발표된 美 12월 ISM 제조업 지수는 2006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81달러대로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5.48p(0.32%) 오른 1701.62p로 출발했으나 기관의 매물 출회로 인해 1700선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개장 직후 1690선으로 내려선 지수는 원/달러 환율의 불안정한 흐름과 자동차주들의 급락 분위기 속에 보합권의 좁은 공방을 벌이다 전일대비 5.52p(0.33%) 내린 1690.62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400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기여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66억원, 2076억원 매도우위로 1700선에 대한 부담감을 피력했다.

KSP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388계약 매수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238억원) 위주로 2656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1700선 고지 탈환을 어렵게 했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주식 매수와 이머징 통화 강세 영향으로 환율은 1140원대로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4.30원 내린 1140.50원으로 마감, 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30원대로 추락하기도 했다.

미국발 훈풍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은 대체로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가 2.09% 급등한 것을 비롯해 중국 상해종합지수(1.18%), 일본 닛케이지수(0.25%), 대만 가권지수(0.04%), 싱가포르지수(0.89%)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 장중 신고가 경신..테마주 활개

대장주 삼성전자(1.61%)가 대규모 외국인 매수를 등에 업고 80만원대에 안착하며 지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급락에도 불구 이날 삼성전자 순매수에 약 1300억원을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9월 22일 기록한 82만5000원을 돌파하지 못했으나 장중 82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한편 자동차주들은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 타격과 미국 점유율 하락 우려로 줄줄이 하락했다.

현대차가 7.56% 급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7.08%), 기아차(-5.53%), 글로비스(-6.33%), 한국타이어(-4.39%), 넥센타이어(-3.01%), 한라공조(-3.00%), 한일이화(-6.55%), 동양기전(-3.54%) 등의 자동차 관련주들이 환율 급락에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중 삼성전자와 POSCO(0.98%), 신한지주(2.29%) 만이 오름세를 탄 가운데, KB금융(-1.18%)과 한국전력(-0.58%), LG전자(-0.40%), LG디스플레이(-0.36%), LG화학(-0.67%), 하이닉스(-3.11%), SK텔레콤(-0.88%), 현대중공업(-0.58%) 등 대부분의 시총상위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뱐면 유가 급등에 따른 정제마진 회복 기대로 SK에너지(3.85%)와 S-Oil(2.81%)이 강세를 보였고, 한진해운(10.57%)과 LG이노텍(9.61%), 웅진케미칼(8.70%), CJ제일제당(6.28%), STX팬오션(6.19%), GKL(5.06%), SK(4.73%), 풍산(4.69%), 대우인터내셔널(3.90%), SK C&C(3.81%), 효성(3.52%) 등이 큰폭 상승했다.

한편 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동반 하한가로 마감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자동차주들의 급락 여파로 운수장비업종이 4.72% 급락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기록했고, 섬유의복(1.18%)과 음식료품(1.06%), 운수창고(0.87%), 철강금속(0.82%), 통신(0.78%), 전기전자(0.47%) 등은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은 쌍끌이 매수를 바탕으로 0.95% 상승하며 연초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도 테마주들이 활개를 치며 코스닥시장의 강세 분위기를 주도했다.

영화 '아바타' 흥행 수혜 기대감으로 3D 테마 선도주 케이디씨와 현대아이티, 아이스테이션, 잘만테크가 나란히 상한가에 진입했고, 네오엠텔(8.43%), 티엘아이(8.72%) 등의 3D 관련주들이 무더기 급등했다.

이날 케이디씨의 시가총액은 7205억원으로 불어나 태광에 이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 13위에 등극했다.

엔빅스, 필링크, 클루넷 등의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주들이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고, 소리바다와 KTH, 에듀박스(상한가), 소리바다미디어(12.07%), 이니시스(9.32%), KJ프리텍(8.78%), 확인영어사(5.43%), 에스엠(5.05%) 등의 스마트폰 테마주들도 선별적인 강세로 테마 불씨를 살려갔다.

전자책 테마주 아이리버가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인터파크도 4.13% 올랐다. 반면 예스24는 차익매물 부담으로 2.42% 하락했다.

세종시 관련 정부지원책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프럼파스트, 유라테크, 영보화학 등이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가려진 환율쇼크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 심리적 지지선인 1150원대를 하향 돌파하며 15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원화 강세가 무역수지 사상최대 흑자와 글로벌 달러 약세 영향 외에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매수(원화 수요 증가)의 결과라는 점은 증시 안정성 측면에서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환율 우려에도 불구 국내증시가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궁극적인 방향성을 같이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무역수지 악화 개연성, 국내증시를 견인해온 주요 수출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 채산성 악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의 급락은 간과하기 어렵다.

새해 IT주와 함께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자동차주들의 급락은 이같은 우려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중소형 테마주들의 힘만으로 증시가 랠리를 이어갈 수는 없다.

자동차주들의 차익실현에도 불구 외국인이 간판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이면서 이날 지수는 다행히도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같은 수출기업이지만 완성차업체나 수익원이 단조로운 IT기업들과 달리 삼성전자의 제품믹스가 다양하고 주력제품들의 판매 호조로 실적 전망이 양호하다는 점에 외국인들이 주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주요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주로 경쟁하는 일본에게 최근 원/엔 환율의 박스권 하향이탈(엔화 상대적 약세)은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경쟁력 강화의 힘을 빌어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고점대 돌파에 성공했다.

美증시와 동행하며 증시의 큰 줄기가 위쪽을 향한다고 해도 '원화 강세'가 급속도로 진행된다면 국내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흔들린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기술적 분석상 코스피지수의 이날 조정은 1700선 등정을 위한 진통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환율 불안에도 선전한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선방에 '환율 쇼크'가 가려진 만큼, 국내증시의 단기 향방은 삼성전자의 흐름, 외국인의 삼성전자 러브콜 지속 여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회복 기대감 고조, 국제유가의 52주 최고치 경신과 더불어 글로벌 증시가 순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조정시 매수' 마인드를 견지하되, 삼성전자가 자칫 80만원대 아래로 내려설 경우 증시 전반의 하락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유비무환 차원에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테마주에 편승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도 좋겠으나, 머니게임을 펼치고 있는 테마주들의 경우 다른 어떤 종목들보다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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