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조정은 국민연금 탓(?)

입력 2009-10-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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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안정적인 투자

최근 증시조정의 원인으로 국민연금공단이 한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15일 외국인의 매수세에 의한 증시랠리가 시작된 이래,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4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20거래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팔자세가 이어졌다. 국민연금의 매도공세가 집중된 시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7월15일부터 10월 8일까지 국민연금을 포함해 연ㆍ기금은 같은 기간 4조5331억200만원을 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302억9500만원을 팔아치웠다.

이중 국민연금의 매도 비중이 크다. 2009년 8월말 기준, 적립금 규모가 265조원인 국민연금공단은 45조3227억99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 투자 비중은 직접투자(40.1%)와 위탁투자(39.4%)를 포함해 79.5%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9일 오전 7시 공정 공시를 통해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 28개 기업의 지분 변동 사항을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4개 기업 중 한화(5.00%→7.14%), 한섬(5.00%→7.22%), LG하우시스(7.73%→8.04%)를 제외하고 21개 기업의 지분을 축소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4개사는 모두 지분을 축소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신세계푸드 7.85%에서 6.85%, 에이스디지텍 8.91%에서 7.47% KCC건설 5.00%에서 3.97, 하나투어 6.48%에서 5.17%로 각각 지분을 줄였다.

하지만 매도 물량이 쏟아진 종목들의 대부분의 하락폭은 급격하지 않고 완만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는 연기금의 운용 성격에 기인한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공단은 시장을 찍어 누르면서 매도하지는 않는다"며 "정부와 국민의 기대치 때문에 매도 시 주가 흐름이 악화될 강도의 물량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하락했다"며 "기관은 매도물량을 내놓으면서 수급 조절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연기금은 유동성을 회수하는 수준으로 매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국민연금의 사회적인 지위와 정부와 국민의 기대감 때문에 시장을 훼손하는 수준의 매도세를 나타내기는 어렵다는 것.

국민연금공단에 정통한 시장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의 성격을 가지고 시장 방향성에 있어 중립을 취한다"며 "있는 듯 없는 듯 시장흐름에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매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시장 하락 시 파는 것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투자자금의 안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강한 매수세를 나타내고 과잉 상태에 있을 경우 차익실현을 하면서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지수가 900선을 전후한 흐름을 보일 때는 꾸준한 매수세를 보여준 것이 좋은 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공단 발표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주식투자 부분에서 차익실현 이익 및 평가이익을 포함한 수익이 19조원 정도 발생한 상태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주식 비중이 정해져 있는데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 비중 조절 차원에서 일부 매도하기도 한다"며 "연기금이 시장 흐름을 해치거나 추세적인 매도세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는 것은 확대 해석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에서는 2009년 자산별 목표비중 및 투자허용 범위에 있어서 15.2%(±5.0%)의 목표치를 설정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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