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창구 적용 금리와 괴리 심각
은행들이 제시한 고시금리가 실제 영업창구에서 적용하는 금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주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시 금리는 연 2.71~4.41%로 최저 금리가 2%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민은행 창구에서 2%대로 대출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창구에서 적용하는 신규 대출자용 금리는 연 4.95~5.65%로 고시 금리보다 0.54~2.94%포인트 높다. 신용도에 따라 연 5.65%는 물론 6%를 넘나드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3.37~4.67%로 고시했다.
반면 창구에서 적용하는 신규 대출자용 금리는 연 4.97~5.79%로 고시 금리보다 0.30~2.42%포인트 높다.
우리은행은 고시 금리와 실제 금리 간 격차가 커지자 지난달 중순부터 창구 금리와 고시 금리를 따로 집계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18일 창구 금리는 연 4.57~5.67%로 고시 금리 3.27~4.57%에 비해 최대 2.40%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시 금리에 0.80~2.1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부과하고 있지만 창구 금리에 대해서는 2.10~3.20%의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이번 주 고시 금리는 연 3.97~5.47%이지만 대부분 대출이 5%대 초중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고시금리와 실제금리 간 차이에 대한 위법 소지를 검토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 고시금리보다 창구 금리가 훨씬 높더라도 다른 곳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실제 대출 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안을 심사중인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고시금리와 실제 금리의 차이가 현저하면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실제 금리는 연 6~7%인데 금리가 4~5% 수준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