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 신풍제약, 스템온 등…미국·유럽·일본 특허 등록 낭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해외에서 신약 개발 관련 특허 등록 낭보를 전하고 있다. 지식재산권(IP)을 축적해 연구개발(R&D) 역량을 입증하고, 향후 개발될 신약에 대한 권리도 선제적으로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이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자체 개발 신약 물질 및 관련 기술을 속속 특허 등록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알레르기 치료제로 개발 중인 ‘GI-301’과 관련해 미국에서 시알산 기반의 물질 특허를 등록했다. GI-301은 앞서 2020년 유한양행에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된 단백질 신약으로, 현재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이번 특허는 GI-301 단백질의 일부 구조를 정의하면서, 단백질 표면의 당 성분인 시알산을 특정 비율로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시알산은 약물의 품질에 영향을 주는 지표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해당 물질에 대해 제형과 품질 측면 모두 특허 보호를 받게 됐다. 또한 구조 일부를 바꾸거나 제조 방식만 달리한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 제품까지도 실질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허가된 ‘피라맥스’에 대한 유행성 RNA 바이러스 감염 질환 예방 또는 치료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를 유럽에 등록 완료했다.
이번 신규 용도 특허는 주성분인 피로나리딘 또는 알테수네이트를 포함한 알테미시닌 유도체들뿐만 아니라, 이들의 병용에 따라 구성된 복합제도 포함한다. 또한 코로나19를 비롯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 질환을 포함하는 특허다.
신풍제약은 올해 3월 중국에서도 코로나19와 MERS 감염에 대해 동일 조성물의 특허 등록을 완료한 바 있다. 앞서 2023년 7월에는 아프리카 지적재산기구(OAPI)에 소속된 17개국에서 유행성 RNA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 대해 동일 조성물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신풍제약은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적응증 확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보건위기에 대비한다는 목표다.
스템온은 ‘유도된 엑소좀을 포함하는 모발 재생물’에 대해 일본 특허 등록을 마쳤다. 스템온은 동일한 특허를 한국과 미국에도 등록했으며, 유럽에서도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스템온은 특허 기술을 적용해 모발 재생 및 성장 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탈모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염증성 면역질환 치료, 상처 치료 등을 위한 엑소좀 기반 치료제와 의료기기도 연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유도된 엑소좀을 포함하는 피부 재생 및 상처 치유용 조성물’특허와 ‘세포의 텔로미어를 신장시키는 조성물 및 그 제조 방법’특허 등도 국내외에서 등록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들의 특허 확보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격화하는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제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을 다수의 특허로 겹겹이 방어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애브비의 ‘휴미라’는 미국에서만 총 257개의 특허를 출원해 130개를 등록했다. 이 덕분에 애브비는 2016년 휴미라의 몇몇 주요 특허가 만료된 뒤에도 상당 기간 경쟁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진입을 지연시켰다. 휴미라의 미국 내 첫 바이오시밀러인 암젠의 ‘암제비타’는 2023년 1월 출시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 바이오(생명공학 및 헬스케어) 분야 특허출원은 연평균 8.2%씩 급증해 전체 특허출원 증가율 2.3%의 약 3.5배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