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친환경 에너지 확보해야 AI 인프라 경쟁 우위 [AI 데이터센터 ‘양날의 검’下]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떠받치는 데이터센터가 ‘디지털 인프라의 심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눈부신 속도만큼 그림자도 짙다. 전력 소비 폭증과 발열, 환경 규제와의 충돌은 또 다른 산업·정책의 과제다. 삼성·LG·SK 등 주요 기업들은 냉각·저전력·에너지 저장 기술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친환경 전환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다.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가, 기후위기의 뇌관인가. 본지는 산업·기술·환경을 가로지르는 이 딜레마를 집중 조명한다.

'그린 데이터센터' 이슈 부상
전력 대응ㆍ탄소 중립 '이중과제'
SK, 아마존과 데이터센터 협력
LNG 열병합발전소 전력원으로
빅테크 기업 이미 RE100 달성
고효율 설비 등 지속가능성 핵심

▲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친환경 개선 노력 (이투데이DB)

인공지능(AI) 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인프라의 심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친환경’이라는 과제도 부상하고 있다. 발열과 탄소 배출 문제가 심화되면서 데이터센터는 신재생 에너지 확대 및 탄소 감축 정책과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기조 속 AI 인프라 확장과 전력 수급 병행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울산 미포 국가산단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하는 이 사업에는 AI 연산에 필수적인 GPU 6만 장이 투입되며, 완공 시 국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SK는 2027년까지 41메가와트(MW) 규모로 우선 구축하고, 2029년 103MW, 장기적으로는 1기가와트(G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100MW는 소형 화력발전소급 전력으로, 이 정도 용량을 친환경적으로 확보하는 게 과제가 되고 있다.

SK는 인근 SK가스의 LNG 열병합발전소를 주요 전력원으로 삼을 방침이다. LNG는 석탄·석유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며,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 방식은 에너지 효율이 높아 과도기적 해법으로 평가받는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16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 ‘울산 AI 테이터센터’ 유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 속 전력 수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는 비용·효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강화로 탄소 감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특히 RE100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데이터센터 역시 ESG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애플·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RE100을 달성했거나 이를 목표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RE100 이행률은 지난해 기준 100%에 달했고, 에퀴닉스는 91%, 아마존은 65% 수준이다.

MS는 스코틀랜드 해저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바닷물로 냉각하는 실험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였으며, 영국 스타트업 딥그린은 데이터센터 폐열을 온수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구글은 2030년까지 100% 무탄소 에너지 기반 운영을 선언했다.

미국 워싱턴주는 저렴한 친환경 전력과 세제 혜택으로 기업의 데이터센터 유치를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기업의 친환경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국가 간 인프라 경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 '나틱' 프로젝트 관련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캡처)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확대와 친환경의 균형이 산업계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경이 앞서면 에너지원 규제가 강화되고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산업도 중요하므로 친환경과 산업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력 공급 제약으로 에너지 효율 확보는 데이터센터 운영의 필수 요건이 됐다”며, 고효율 설비 투자, 에너지 절감, 탄소 저감이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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