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우선주의 반란… 배당 확대·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파죽지세

李 정부, 상법 개정·자사주 소각 정책에 기대감↑
옥석가리기 본격화…전망·지분 따라 차별화 필요

▲서울 여의도 증권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증시에서 지주사나 우선주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법 개정, 자사주 강제 소각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지주사 및 관련 우선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녹십자홀딩스2우로 156.70% 상승했다. 주가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5개는 우선주들이 차지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우(36.65%), 티와이홀딩스우(35.97%), 한화우(35.89%), 두산2우B(28.87%) 등이다. 이밖에도 한화3우B(26.21%), 두산우(22.75%), 신풍제약우(21.46%),삼양홀딩스우(21.23%), 크라운해태홀딩스우(19.51%), 미래에셋증권우(19.27%) 등의 우선주도 같은 기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주사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두산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10% 오른 58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20.5% 뛴 수치다. 이밖에 한화(21.85%), CJ(11.30%), SK(19.55%), 현대지에프홀딩스(6.98%), DL(9.49%), HD현대(7.16%) 등도 6월 들어 눈에 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주사와 우선주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새 정부 들어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기업의 배당 확대, 주주 권익 보호 등을 약속했다. 상장회사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하는 것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다. 특히 상장사의 배당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배당이 높지만, 그간 소외됐던 우선주에 대한 투자 관심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우선주는 배당에 우선권이 있어, 배당 확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지주사 강세의 배경에는 신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상법 개정 등에 대한 동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취임 2~3주 안에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종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증권가에서는 상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지주사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 중복상장, 대주주 중심의 의사 결정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낮은 배당 성향 등의 문제가 상법 개정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재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독립이사, 대규모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강화 및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기업 그룹들이 경영상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일반 주주보다는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면서도 “상법 개정안 통과 시 주주가치의 제고와 할인율 축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법, 자본시장법 개정 등으로 일반주주 권익 보호나 지배주주 사익편취 행위 근절 등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주행동주의 활동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사주 소각 정책도 지주사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양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자사주를 강제로 소각하도록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부분도 지주사 주가의 재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