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접점 넓힌 쉬인 100만명 돌파
제품 안전성·개인정보 보호 심각
소비자 기만 테무 첫 과징금 철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등 중국계 이커머스, 이른바 C커머스의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C커머스의 입지는 불안정했으나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단숨에 주요 이커머스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12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알리와 테무의 월평균 사용자 수는 각각 895만 명, 821만 명을 기록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 쿠팡(3329만 명)과는 큰 격차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11번가(827만 명), G마켓(640만 명), 컬리(339만 명)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의 월평균 사용자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기준 쉬인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20만7310명으로 한국 진출 이후 사상 첫 100만 명을 넘어섰다. 쉬인의 MAU는 작년 7월(68만 명)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 2월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 테무, 쉬인의 이 같은 성과는 불과 1~2년 새 이뤄졌다. 알리, 테무, 쉬인 중에 가장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업체는 알리다. 알리는 2018년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뒤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23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5년 만에 1000억 원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냈다. 동시에 알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발탁했다.
알리는 당시 투자금 1000억 원을 프로모션과 인프라에 투자했다. 중국 직접구매(직구) 상품의 한계인 배송 기간·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1000원대 상품을 모아놓은 1000원 마트, 최대 5일 내 배송, 무료 배송·반품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고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2024년 초 한국에 3년간 1조5000억 원을 투자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알리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하자 테무와 쉬인이 잇달아 한국 시장을 노크했다. 2023년 7월 한국에 상륙한 테무는 가정용품과 의류, 전자제품 등에 대해 최대 90% 할인, 90일 이내 무료 반품을 내걸었다. 이어 테무는 2024년 3월 한국에 ‘웨일코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고, 올해 2월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 전개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사실상 국내 시장에 직진출했다.
중국계 패션 이커머스 쉬인의 한국 진출은 상대적으로 가장 늦다. 쉬인은 2024년 4월 말 한국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이어 그해 7월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한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체 뷰티 브랜드 ‘쉬글램’(SHEGLAM) 판매에 돌입했다.
알리, 테무, 쉬인이 한국 진출 1~2년 만에 국내 주요 이커머스에 이름을 올리는 등 체급 키웠지만 품질 문제는 여전히 숙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테무, 쉬인에서 유통한 어린이용 하절기 제품 24개 중 58%(14개)가 안전성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일부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납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 알리, 테무, 쉬인이 자체적으로 품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안전성 등 품질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테무는 한국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품 행사를 진행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57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유통·판매 상품에서 지속해서 품질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결국 소비자 신뢰 문제와 연결된다”면서 “짧은 시간 내에 존재감을 키웠지만, 소비자 신뢰를 잃는다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