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3단계 앞두고 분주한 실수요자…서울 외곽, 주택 매수 대출 비중 ‘급증’

지난달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천구 등 외곽지역의 주택 매수 중 대출 비중 증가세가 확연했다.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실수요자들이 활발히 움직인 결과로 해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거래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5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소유권이전등기(매매) 기준 거래 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48.2%로 4월 52.4% 대비 4.2%포인트(p) 하락했다.

채권최고액은 은행이 대출자에게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한도 금액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대출 규모의 120% 안팎 규모로 설정한다.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주택 매수 때 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대출 비중이 확대된 것은 실수요자들이 그만큼 금융권 대출을 활용해 매수에 더 활발히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5월 서울 전체 채권최고액 비중은 전월 대비 줄었지만, 25개 자치구별로 보면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서울 외곽지역에선 채권최고액 비중이 상승했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강북구는 4월 62.2%에서 5월 68.6%로 전월 대비 6.4%p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금천구는 62.9%에서 70.2%로 7.3%p 늘었고 도봉구는 59.5%에서 65.0%로 5.5%p 상승했다. 노원구는 63.6%에서 66.4%로 2.8%p 올랐다. 이는 다음 달 시행이 확정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서울 내 실수요자들이 몰린 지역의 대출 확대 추세가 지속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 등 기존 강세 지역은 5월 채권최고액 비율이 4월 대비 큰 폭으로 줄어 대조를 이뤘다. 강남구는 4월 45.9%에서 5월 38.1%로 7.8%p 급감했다. 서초구 역시 전월 대비 8.4%p 줄어든 36.4%다. 송파구는 3월보다 2.6%p 낮은 39.9%를 기록했다. 용산구 역시 41.6%로 4월보다 4.4%p 줄었다.

전국 기준으로는 지난달 채권최고액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세종시로 나타났다. 5월 69.4%로 4월 62.8%보다 6.6%p 확대됐다. 세종시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여야 후보 모두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내놓으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세종 아파트값은 6월 첫째 주(2일 기준)까지 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세종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자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고, 대출 비중도 전국에서 전월 대비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수석위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입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런 실수요 위주의 거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에는 주택 거래량이 늘면 집값이 오르는 정비례 관계가 뚜렷했는데 최근에는 거래량이 늘어도 집값 상승 폭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등 정비례 관계가 약해지는 상황이라며 대출 비중이 늘어나는 등 거래가 증가해도 곧장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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