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저지’ 상징 국회 찾은 李 대통령…권성동·조희대와 악수

이재명, 국회서 취임식…헌정질서 정상화 상징적 완결
권성동·조희대와 악수…여야 화해 제스처 속 정치 재편
李 "국민 주권 빼앗는 내란 재발 안돼” 연설에 박수 나와

▲이재명(왼쪽 두번째) 대통령이 김혜경(왼쪽) 여사와 함께 4일 취임 선서를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4일 오전 10시 50분경. 국회 본청 앞에 전날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탄 차량이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그는 새 대통령을 맞으러 나온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본청 입구로 들어섰다. 두 인물은 국회로 함께 걸어 들어오며 행정부와 입법부의 새로운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함께 국회 본청에 들어서자 안에서 대기하던 민주당 관계자 등은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날 본청 로텐더홀에는 취임식 참석자들을 포함해 이 대통령을 보기 위해 100여 명 가량이 모였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취임선서를 마친 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취임식장에는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을 포함해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통합과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연설 직전 "들어오면서 우리 야당 대표님들 못 봬서 악수 못했는데 혹시 오해 안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과도 악수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며 대선 직전 사법리스크를 부각시킨 바 있다.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악수는 정치적 화해를 보여주는듯 했으나 민주당은 이날 대법관 증원 법안을 처리하면서 곧바로 사법개혁에 착수하며 긴장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취임선서를 마친 뒤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대법관 증원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심의한 후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어 5일 국회 본회의가 개회하는대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대선 10대 공약을 통해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담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헌법 제69조에 따른 취임 선서를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중단됐던 헌정 질서의 정상화가 완결됐음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의 연설 중에선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호명이 나올 때 마다 박수가 터졌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습니다" 등의 표현이 나올 때마다 참석자들은 호응했다. 특히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주권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신 재발해선 안 돼"라는 대목에서는 큰 박수가 터졌다.

이날 이재명 정부의 취임식이 '임명식'으로 명명된 것은 권력의 원천이 국민에게 있음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계엄 사태 당시 시민들이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섰던 국회 잔디광장에는 이 대통령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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