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난제, 산업계에 힘 보태는 학계·병원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개발하기 위해 영역을 초월하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텍, 학계, 병원들의 보유 기술과 연구 역량을 결집하는 공동 연구개발(R&D)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본지 취재 결과 최근 국내 CGT 업계에서 공동 R&D 시도가 활발하다. CGT는 세포와 유전자에 변형을 가해 희귀 난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 분야로, 개발 및 제조 공정에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하는 특성상 난이도가 높은 연구 분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은 바이오텍, 대학병원, 연구소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차의과학대학교와 차병원·차바이오그룹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CGT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CGT 분야 전문 인력양성을 위해 협업하고, 유전자 전달체로 활용되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VV) 플랫폼 기술과 AAV 플랫폼을 이용한 희귀 간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교육기관인 차의과학대학교는 CGT 전문 연구인력과 이에 기반을 둔 기초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다. 차병원·차바이오그룹은 제대혈 줄기세포 뇌성마비, 스타가르트병, 노인성 황반변성 등 그간 임상시험에서 축적했던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 원천연구 및 공공인프라를 확보한 상태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최근 바이오 벤처 입셀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주지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유도만능줄기세포 응용연구소장과 임예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유도만능줄기세포 응용연구소 교수, 입셀의 남유준 박사 공동 연구팀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해 개발한 3차원 연골 세포 주사제를 골관절염 환자의 관절강에 직접 투여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줄기세포 기반의 3차원 연골 세포를 주사로 투여한 임상 사례로는 세계 최초다. 치료 과정 중 이상 반응이나 짧은 기간 내 염증 및 통증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추가 입증하고, 향후 글로벌 다기관 임상으로 확장해 재생의료 기술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CGT 연구를 위한 기업 간 협약도 이어지고 있다. 이엔셀은 글로벌 기업인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 인프라 강화 및 신약 공동개발을 협력 중이다. 두 회사는 2020년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으며, 최근 CGT 분야 R&D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써모 피셔의 글로벌 기술 지원 거점인 CGT 비전 센터를 중심으로 공정개발과 품질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원천 기술 연구와 임상시험 등의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씨셀은 큐리진과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CAR-NK 세포치료제 등의 효능 강화를 위한 공동 R&D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큐리진은 올해 최소 3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 억제할 수 있는 리보핵산간섭(RNAi) 서열을 개발하고, 이에 기반을 둬 CAR-NK 또는 CAR-T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씨셀은 신규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한 차세대 CAR-NK 또는 CAR-T 세포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현재 CGT 치료제 분야는 노바티스와 BMS 등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분야 기술력을 앞세워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들은 신속한 추격을 위해 산·학·병·연 경계를 허무는 협업을 지속해서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관련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밀의료 트렌드에 따라 환자 맞춤형 의약품과 치료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CGT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74억7000만 달러(약 10조2622억 원)에서 2026년 555억90만 달러(약 76조2471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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