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국 차기 대통령 누가 되든 가상자산 산업은 수혜”

“양당 후보 모두 친가상자산 정책 내놓아
한국 가장 활발한 시장 중 하나로 꼽혀“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띄워져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기준으로 5월 21일 오후 7시 2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63% 오른 11만774.26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1만 달러 고지에 올라섰다. 연합뉴스

한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가상자산 사업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결과는 확실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약 1800만 명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열정적인 가상자산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가상자산 하루 거래량이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량을 넘는 때가 있는 등 가상자산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인이 보유한 가상자산 규모는 104조 원에 이른다.

이어 “이는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3일 대선에서 양당 대선주자 2명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선거 캠페인에서 친가상자산 정책을 내세웠다”고 전했다.

두 후보 모두 가상자산 산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작년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이후 한국이 가상자산에 더 친화적인 국가로 전환하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서울 기반 벤처캐피탈 해시드벤처스의 김서준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모든 주요 대선 후보가 친가상자산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확실한 승리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에서도 양당은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지지했었다.

블룸버그는 2022년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했던 이재명 후보가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가와 운용자산 규모가 1200조 원이 넘는 국민연금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등을 제안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 ETF 정책은 보수 성향의 경쟁 후보도 지지하고 있어 디지털 자산 정책에서 이례적으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가상자산 제안 중 하나는 일부에서 반발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금융 시스템 현대화와 자본 유출 억제를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원화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광범위한 발행을 주장한 것이 그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 등 다른 자산에 연동된 가상자산으로, 미국 의회의 입법 진전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스테이블코인 인가 감독 권한을 한은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화폐”라면서 “화폐는 한은의 본업에 해당하고 그것을 다른 기관이 정하게 남겨두기에는 너무나 많은 리스크가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활발하고 과거 실패에 따른 불안도 여전해 규제 시급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 국적의 권도형씨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테라USD가 붕괴되면서 며칠 만에 400억 달러의 가치가 증발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권씨는 내년에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작년 7월부터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돼, 거래소에 엄격한 요건이 부과되고 있다. 이는 테라USD 사태 이후 통과된 법으로, 범죄 행위에 대해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며, 거래소는 이용자 예치금 분리 보관과 해킹 또는 시스템 장애 발생 시 손실 보전 조치를 해야 한다.

한편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업비트ㆍ빗썸ㆍ코인원ㆍ코빗ㆍ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거래소에서 유출된 가상자산은 총 56조8067억 원이다. 이중 47%인 27조 원가량이 테더와 서클(USDC)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