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엔진·현대위아 등 추가 확보

국민연금이 2분기 들어서도 국내 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조선·방산업체 지분을 1%포인트(p) 넘게 늘리며 미국발(發) 관세 충격을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를 하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중 지난달 지분이 변동한 곳은 총 12개사다. 이 중 10곳에서 지분을 늘리고 2곳에서 줄였다.
국민연금은 이들 12개 종목의 지분을 평균 1.29%p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1분기 국민연금은 지분율 5% 이상 종목을 지난해 4분기(87개) 대비 29개 더 늘린 바 있다. 이와 유사한 투자 흐름을 2분기에 접어든 4월에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화엔진(1.52%p), 현대위아(1.01%p) 등 조선·방산 분야 기업 지분을 1%p 이상 더 확보했다. 이밖에 현대건설(9.07%→10%), CJ대한통운(11.15%→11.49%), 한미약품(10.18%→10.45%) 등 건설, 물류, 제약 관련주 투자에도 나섰다.
조선·방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국면에서도 호재를 누리고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선박 엔진을 제조하는 한화엔진은 1분기 수주 규모만 지난해보다 370%가량 급증해 1조 원을 넘긴 상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한화엔진은 전략적으로 중국에 배정할 물량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수주 이익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은 해양 패권 재건을 위해 자국 조선업 부활을 꾀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업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일감 증가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위아는 멕시코 법인의 엔진 납품 감소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9% 줄었다. 다만 K2 자주포 등 방산 부문 수출이 증가하며 손실분을 일부 상쇄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의 올해 기계 부문은 방산 수출 중심 매출 증대 효과로 고수익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위아를 저가 매수할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증권사는 현대위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상상인증권(7만9000원→5만5000원), 하나증권(7만7000원→5만5000원), DS투자증권(7만5000원→5만4000원) 등이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5년간 나타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실제 국내 주식의 절대적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