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란 종식" 김문수 "가짜 진보" 이준석 "압도적 새로움"
정치권 안팎 "판세 뒤집을 변수 흐릿"

3주간의 대권 레이스 총성이 울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를 '내란세력' 혹은 '가짜 진보'로 정의하며 프레임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개혁신당은 "압도적 새로움"을 내세우며 정치 교체를 강조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3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치열한 프레임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첫날부터 이재명 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서로를 향한 날 선 공세를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진영을 "내란 잔당"이라고 공격했고, 같은 시각 김 후보는 민주당이 "국민을 가난하게 하는 가짜 진보"라고 맞받아쳤다. 거대 양당 후보가 비전 제시보단 상대 당·후보 비판에 초점을 맞춰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양 당을 "무너뜨려야 할 두 개의 탑"이라 규정하며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 가겠다"고 독자 노선을 선언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진행된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이 "내란으로 나라를 송두리째 무너트리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거대한 기득권과의 일전"이라고 정의했다.
또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정식 무대에 올라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 보수의 문제란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보수 진영의 대표 색깔인 '빨간색'이 일부 들어간 점퍼와 운동화를 입고 연설을 이어갔다.
이 같은 이 후보의 '우클릭 전략'을 의식한 듯 김문수 후보는 '가짜진보론'을 꺼내들며 역공을 시도했다. 김 후보는 "북한과 자유통일을 이루고 풍요로운 북한을 만들 수 있는 정당은 (어디인가). 민주당이나 진보당이 할 수 있나"라고 질문을 던지곤, "풍요롭게 하는 것이 진보다. 저는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개혁신당이 있어 정말 다행이라는 말씀, 지난 며칠간 많이 들었다"면서 "‘압도적 협치'의 이준석 정부를 만들려고 이번 대선에 나섰다"며 차별화를 앞세웠다. 이 후보는 "나는 그들과 다르다"면서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의 길. 그들의 용기를 오늘 다시 계승하는 이준석의 도전이 시작된다"고 출마의 변을 던졌다.

이처럼 각 후보들이 본격적인 유세 일정 및 네거티브 공방에 들어갔지만 선거 판세를 뒤집을 변수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세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1일 발표한 '대선 3자 가상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52.1%로 지지율 과반을 차지했다. 김 후보는 31.1%,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6.3%를 기록했다.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다.(무선 RDD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 응답률은 6.7%,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고)
일각에선 '막말 리스크', '보수 진영 단일화' 등이 변수로 떠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김문수 두 후보 모두 과거 막말과 구설 논란에 올랐단 점에서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강경 발언 등을 쏟아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범보수' 차원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 김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단 시각도 있다.
다만 이 또한 견고한 '1강 구도'를 깰 정도의 영향력은 가지기 힘들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에 "현재 구도상 무언가 확 바뀔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시 등장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것 자체가 보수에겐 악재이고 중도층 포섭에 당연히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도 "이준석 후보의 경우 40살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는 게 엄청난 정치적 자산이다. 그러니 단일화 하지 않고 혼자 완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치평론가 장성호 전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핵심적 요소"라며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어느 정도 따라잡는 그림이 그려지고 '합칠 경우 승리할 수 있다'는 여지가 생기면 이준석 후보가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