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7일 “글로벌 지정학 불확실성과 미국의 통상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주 증가세와 실적 모멘텀이 확인된 조선·방산·원전 업종이 코스피 주도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중공업, KB금융이 새롭게 진입했다. 반면 POSCO홀딩스, NAVER, LG화학은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453%, 217% 증가했다. 20위권에서는 한화오션(209%), HD한국조선해양(130%), 두산에너빌리티(81%)가 두각을 나타냈다. KB, 신한, 메리츠,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시가총액도 54%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달 ‘한미 통상 협의’에서 조선업 협력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 점, 유럽 중심의 방위비 증액, 미국 내 원전 재건 정책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태 연구원은 “조선·방산·원전 업종은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데다, 실적 기반이 탄탄해 현 시점에서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주도 업종이 교체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트럼프 리스크로 2024년 초 시총 1·2위였던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합산 시가총액이 60% 이상 줄었다. 반면 알테오젠, 휴젤, 클래시스 등 바이오·헬스케어 종목들이 시총 상위권을 채우며 새 주역으로 떠올랐다. 주요 임상 파이프라인과 기술수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태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유예·철회·조정 등 ‘유연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공포가 정점을 지나면서, 실적 기반의 업종 중심으로 차별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실적 모멘텀과 정책 수혜가 맞물리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