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람석, 전체 극장 좌석의 1.5% 불과
극장 3사, 직전 조사 대비 장애인 관람석 수 감소
"영화관의 진입 장벽, 장애인들에게만 유독 높아"
지난해 전국 멀티플렉스 극장 3사의 장애인 관람석이 전년보다 300개 이상 줄면서 전체 극장 좌석의 1.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본지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멀티플렉스 극장 3사(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장애인 관람석이 총 6088개로 확인됐다. 2023년(6414개)보다 300개 이상 줄어든 것이다. 전체 좌석 수(41만4027개) 대비 장애인 관람석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극장 3사 가운데 장애인 관람석은 롯데시네마가 148개(2023년 2332개 → 2024년 2184개)로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메가박스 93개(2023년 1408개 → 2024년 1315개), CGV 85개(2023년 2674개 → 2024년 2589개) 순으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는 이 같은 통계 수치를 2023년부터 공식적으로 연말 결산 자료에 포함하고 있다. 영진위 조사와 별개로 장애인 관람석 통계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 5년마다 1회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 자료에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공연장, 집회장, 관람장 및 도서관 등)에 영화관을 포함하고 있다. 즉 영진위가 공식적으로 조사한 최근 2년(2023년, 2024년)을 제외하면 영화관만의 장애인 좌석수 증감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없는 셈이다. 극장들은 최근 2년을 제외한 과거 수치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의원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의 진입 장벽이 장애인에게만 유독 높다"며 "영진위가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장애인의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멀티플렉스 3사에 장애인 관람석을 '개별상영관(스크린 1개) 내 관람석 수의 1퍼센트 이상'으로 늘릴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따르면, 장애인 관람석은 '전체 관람석 수의 1퍼센트 이상'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 관람석이 없는 개별상영관이 존재해도 법적으로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권위는 "해당 규정이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등편의법의 제정 이유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 극장 관계자는 "모든 개별 상영관에 장애인 관람석을 설치하려면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다. 가뜩이나 극장 상황이 어려운데, 정부의 지원 없이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