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반등에도 ‘헤드페이크’ 경계령…S&P500, 3년 만에 ‘데드크로스’ 기록

경제 위기 때만 급격한 반등 현상
장·단기 추세선 교차 ‘약세장 진입 신호’
트럼프 관세 유예에 “3개월간 어두운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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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4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증시가 최근 반등세를 보였지만 월가에서는 아직 바닥을 친 게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시장 방향 전환이 믿을 만하지 않은 ‘헤드페이크’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가 S&P500지수가 ‘데드크로스’라는 불길한 이정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증시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에 대한 반응으로 급반등했다. 관세 유예 발표가 나왔던 9일은 미국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가 9.5% 폭등하는 등 손꼽히는 상승 폭을 기록한 하루가 됐다. 이날도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관세 유예 결정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반등이 투자자들에게 힘든 시기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역사상 S&P500지수가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고 나서 단기적으로 평균 이하의 수익률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15번의 거래일 이후 6개월 동안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한 것은 43%에 그쳤다. 데이브 마짜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헤드페이크는 시장 침체기에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헤드페이크는 경제 위기 때만 일어났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S&P500지수 일일 상승 폭 상위 15건을 보면 2번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에, 또 다른 2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일어났다. 1차례는 1987년 블랙먼데이 폭락 기간, 다른 9차례는 1929년부터 1933년 사이의 대공황 기간 중 발생했다.

90일 관세 유예가 시장에 좋은 일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프랭크 몬캄 버팔로베이유커머더티 매크로 트레이딩 책임자는 “관세 부과 기한을 90일 연기하면 시장에 3개월 더 어두운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S&P500지수는 이날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단기와 장기 추세선이 교차하는 ‘데드크로스’를 기록했다. 기술 분석가들은 일반적으로 이를 증시 단기 조정이 장기 하락 추세로 전환되는 약세장 진입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심하기는 어렵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P500은 지난 50여 년간 23회의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는데, 그 중 54%는 이미 데드크로스 발생 전에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나머지 46%의 경우 데드크로스 이후 매도세가 가팔라지면서 해당 시점 이후 반등하기 전까지 평균 19% 하락했다. 특히 1981년, 2000년, 2007년의 데드크로스는 그 이후의 하락이 각각 21%, 45%, 55%로 컸다.

※용어설명 S&P500 데드크로스(Death Cross)

뉴욕증시 S&P500지수 단기(50일) 이동평균선이 장기(20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져 두 선이 교차하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기술적 하락 전환 신호로 해석되며 중기적 하락장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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