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화합 주요 인물” “걸어다니는 참기름”...‘한덕수 대망론’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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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4.11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한덕수 대망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로는 한계가 있으니 경선 이후 범보수 주자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단일화에 나서 세몰이를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동서화합을 이룰 인물"이라는 호평이 있는 반면 “8년 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등판했던 때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당 내부가 들끓고 있다.

박수영 의원은 15일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해 65%까지 왔다고 본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낙연 후보 쪽에서 (한 대행과) 단일화를 하자는 제안을 지난주에 했다”며 ‘반명(반이재명) 빅텐트론’ 구상도 밝혔다. “범우파 진영이 봤을 때 동서 화합을 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인물”(성일종 의원 14일 KBC 광주방송)인 만큼 세 규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17년 등장했던 '반기문 대망론'이 소환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벚꽃 대선'이 치러질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보수진영의 유력후보로 급부상했던 사례다. 하지만 ‘반기문 대망론’은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됐던 2017년 3월 전부터 확산했기 때문에 적절한 비유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2016년 6월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반 전 총장은 여야 대선주자들의 지지층을 모두 흡수하며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정작 대선 국면이 시작되자 지지율이 급속히 하락하며 결국 출마가 무산됐다.

한 대행을 지지하는 측에 따르면 ‘한덕수 대망론’은 “기세에 올라타면 대망론이 되는 것이고, 아니더라도 뭐라도 해봤다”라는 의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대로 해서는 안 된다 싶으니 온갖 수를 둬보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이길 수 있을지, 지더라도 턱밑까지 가서 질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대선을 “이재명 대표를 제외한 모든 후보를 끌어모아도 이기기 어려운 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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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왼쪽) 국무총리와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4 보아오포럼 서울 회의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22. (뉴시스)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누가 한 대행을 8글자로 ‘걸어 다니는 참기름’이라고 표현하더라”라고 혀를 찼다. 노무현·윤석열 정부를 포함한 좌우 진영을 넘나든 한 대행을 비꼰 별칭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에 단일화를 하려면 10일 전부터 협상하고 여론조사도 돌려봐야 한다. 또 그 여론조사를 공표하려면 10일 전 즈음에 선관위에 신고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한 대행은 지금 당장 대행직을 그만두고 나와야 한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민주당은 정동영 후보를 선출하고 패배할 줄 알면서도 끝까지 버텼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민주당이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국민의힘은 이해집단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경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도 비판을 내놨다. 한동훈 전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몇몇 의원들이 ‘이건 어떠냐’며 바람을 잡고 있다”며 “(추대론은) 거칠게 비유하자면 일종의 테마주 주가 조작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SBS 라디오에서 “탄핵당한 윤석열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하신 분이 다시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오면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면서 “(추대론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 분열이 이어지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추가적인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한 대행의 중요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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